2022년 9월 열린 유럽 암학회에서 HLB가 간암 1차 치료제 글로벌 임상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HLB
HLB의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조합(이하 리보세라닙 조합)은 지난해 9월 유럽암학회(ESMO)에서 간암 1차 치료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뒤 암 전문의들이 가장 많이 분석하고 토론하는 주제가 됐다.
간암은 매년 약 90만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모든 암 중 6번째로 발병률이 높은 난치성 질환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약물은 4가지에 불과하다.
리보세라닙 조합은 임상 3상에서 출혈 위험이 높지 않았고, 또한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 환자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리보세라닙 조합이 임상 3상에서 출혈 위험이 높은 간암 환자에게서도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특히 리보세라닙은 경구용 제제로 환자 복용 편의성이 높고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 반면 두 약물 모두 주사제인 아바스틴 조합의 처방에 연간 32만 달러 수준의 막대한 비용이 든다. FDA가 환자들에게 주는 혜택을 고려해 신약허가를 내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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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보세라닙 조합은 최근 진행된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중 유일하게 모든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기대받았던 블록버스터급 신약 물질인 '키트루다+렌비마' '카보잔티닙+티쎈트릭' 병용요법이 OS 중앙값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에서 대조군 대비 낮은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리보세라닙 조합의 환자구성이 FDA와의 NDA(신약허가신청) 협의 과정에서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 지적한다. 글로벌 13개국에서 5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해당 임상에서는 약 83%가 아시아인, 17%가 비아시아인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HLB는 이에 대해 임상 시작 전부터 비아시아인의 비율에 대해서는 FDA와 사전 미팅을 해 조언을 받았으며, 특히 임상 도중에 FDA의 권고를 받아들여 인종별 환자 구성을 늘리고 적절성을 검증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리보세라닙 조합은 임상 결과 OS HR(전체생존기간 위험비)값이 아시아인에서 0.66, 비아시아인에서 0.55를 보였다. 비아시아인에서 사망 위험이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다.
발병원인에 대해서도 아시아인의 주요 간암 발병원인인 HBV(B형 간염)에서 사망 위험이 34% 감소한 반면, 비아시아인의 주요 발병원인인 HCV(C형 간암)에서는 55%를 보였다. 특히 아바스틴 조합이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비바이러스성 간염환자에서도 HR값이 0.71을 보여 발병원인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군에서 높은 유효성을 입증했다.
미국 텍사스 대학 앤더슨 암 센터 아메드 오마르 카세스 교수는 "간암은 체계적인 치료 기술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빠른 진단이 어렵고 생존율이 낮은 대표적인 암이다"며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이 이 분야에서 미충족된 의료 필요성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높은 잠재력을 증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