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향 첨가한 '보이즈 플래닛', Mnet 흥행 공식 따라가나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3.0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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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net사진제공=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 투표 조작 사건 이후 Mnet은 더 이상 '프로듀스'라는 타이틀을 쓸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Mnet은 '플래닛' 시리즈를 새롭게 론칭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갔다.

지난해 방송된 '걸스 플래닛'은 아직 '프듀 사태'의 여파가 남아 있을 때 제작됐다. 제작진은 '프로듀스'의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지만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이후 차기 시즌이 제작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지만 Mnet은 과감하게 '보이즈 플래닛' 제작을 확정했다.



'보이즈 플래닛'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프로듀스'의 색채를 굳이 지우려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인기 있던 일부 요소를 가져오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이즈 플래닛'의 캐치프레이즈는 "가장 빛나는 소년에게 투표하세요!"다. "당신의 소년(소녀)에게 투표하세요!"라는 '프로듀스'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이 밖에도 'SHOW TIME'이라는 키워드, EP 0. 프롤로그 방송 등 '프듀' 시리즈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이석훈, 최영준 등 '프듀' 시리즈에서 만나봤던 트레이너도 '보이즈 플래닛'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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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어온 Mnet은 여성 참가자들로 첫 시즌을 진행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재정비를 거쳐 남성 참가자들로 이뤄진 시즌을 선보였다. '프로듀스' 시리즈뿐만 아니라 '퀸덤'과 '킹덤', '스우파'와 '스맨파'가 대표적인 예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이러한 전략이 제대로 먹혀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시즌1의 아이오아이 역시 나름의 성공을 거뒀지만 시즌2를 통해 탄생한 워너원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고 '프로듀스101 시즌2'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 기준이 됐다.


'걸스 플래닛'과 짝을 이룬 '보이즈 플래닛'은 '프로듀스 101' 시즌1을 발판삼아 성공했던 '프로듀스 101' 시즌2의 흥행공식을 따라가고 있다. 시그널 송 '난 빛나' 공개 이후 많은 연습생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서로의 원픽을 정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물론 '플래닛' 시리즈만의 변주도 존재한다. 그룹(쉘)으로 참가자를 구분한 것이다. 한·중·일 국적이나 혈통으로 참가자를 구분했던 '걸스플래닛'과 달리 이번 시즌은 국적과 혈통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K그룹(한국)과 G그룹(글로벌), 두 개의 그룹으로 참가자를 구분했다.



Mnet 내부에서도 긍적적인 분위기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걸스플래닛'과 케플러의 성과에 만족하고 있으며 보이즈 플래닛 역시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시그널송 '난 빛나'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사진=Mnet/사진=Mnet
물론 앞으로도 탄탄대로가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지금의 조짐을 확실한 흥행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투표로 당락이 결정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투표에 대한 신뢰성은 가장 중요하다. 더욱이 Mnet은 이미 한 차례 실망을 안긴 바 있다.

'걸스플래닛'에서는 애플리케이션 유니버스를 통한 투표로 신뢰성을 담보했다. '보이즈 플래닛'은 외부 기관(회계법인 삼일 PWC)의 검증을 통해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하는 모양새다. 프로그램 제작 주체와 시청자들의 투표를 수집하는 주체를 분리하겠다는 의도다. Mnet 측은 "지난해 MAMA에서 진행했던 방식인데 당시 반응이 좋았다. 외부에서 검수를 하다보니 시청자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한 리부트에 도전하는 경력직 아이돌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Mnet의 앞선 서바이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소미, 장원영 등 당장보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는 뉴 페이스가 선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경력이 있는 연습생들이 프로그램의 주를 이루며 신선함이 사라질 경우 시청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식을 수 있다.



'프듀' 시리즈에 조작이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포맷마저 폐기하기에는 그동안 보여준 성과가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프듀'의 향기를 첨가한 '보이즈 플래닛'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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