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만 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집적회로(IC·반도체 칩)칩 수출액이 약 1841억달러(227조2530억원)를 기록해 전년도 대비 18.4% 증가했다. 7년 연속 증가세로, 두자릿수 증가도 3년 연속이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 성장률이 대만에 뒤진 것은 두 나라의 반도체 산업 포트폴리오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TSMC를 필두로 하는 대만은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삼성전자가 반도체 대표기업인 한국은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이다. 기성품인 메모리반도체는 대외 경기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지만 수주 기반인 파운드리는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재고부담이 적고 가격 역시 계약단계에서부터 설정해 안정적이다.
업계는 불황에 맞서 한국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투자를 늘리며 TSMC를 맹추격하고있는만큼, 양 국의 반도체 산업의 주력 품목 차이를 탓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만 입법원(국회)은 이달 7일 반도체 산업 지원책인 '산업 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키고 연내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기업 투자 세액공제율을 8% 낮췄다가 대통령 지시로 다시 25%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며 해당 법안이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만은 국가 전체가 뭉쳐 TSMC를 전폭적 지원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반도체 지원법 내용을 떠나 국회에서 여야가 갈려 지지부진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서둘러 정부 지원책을 통과시켜 법제화해 실제로 시행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