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은 축제 분위기다. 지수는 슬금슬금 오르고 있지만 개별종목 중에는 급등하는 주식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급락한 효성화학 (106,600원 ▲600 +0.57%), 효성티앤씨 등 경기민감주도 반격에 나섰고 금융주가 주주환원정책 확대 기대감에 연일 강세다. 삼성전자 (71,000원 ▼700 -0.98%) 투자 소식에 로봇주도 들썩이며 연일 신고가 행진이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전 세계적인 금융 긴축 여파에 -24.9%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4이 증발했다. 반토막 종목이 수두룩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이 좋았던 2020년, 2021년을 뒤로 하고 뼈아픈 손절매를 단행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한 계좌를 붙들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올해는 경기침체가 올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 실적은 이미 급락 중이다. 2023년 1월 현재 4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 중인데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올해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주요 한국 기업 실적 부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뛰어넘으며 1월 강세장이 시작됐다. 미국 물가상승이 정점을 통과해 하락하면서 금리인상이 정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돼서다.
경기침체·실적부진...'불안의벽'을 타고 오르는 주가 최광욱 더제이자산운용 대표는 "주식시장은 항상 미래를 선반영하기 때문에 제반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며 "지난해 주식시장이 올해 펼쳐질 경기침체를 반영했다면 올해는 경기가 회복될 미래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시장에 투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불확실성이 가득했던 2022년과 달리 2023년 들어 모든 상황이 '안정'과 '회복'을 가리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가파른 물가상승은 최근 안정됐고 금리인상도 속도조절에 돌입했다"며 "달러화 초강세도 진정되고 있으며 국제 원자재 가격은 하락, 소비도 천천히 회복되는 흐름"이라고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최 대표는 "결국 모든 방향성이 '회복'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올해 기업실적이 작년대비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초강세장'을 기대할 수는 없으나 지나치게 하락한 시장은 단계적인 회복세를 보이겠다"고 했다.
기업이익은 감익이 불가피하고 유동성도 여전히 축소 국면이기에 지금은 강한 강세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다만 2024년 이후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빠르게 반영되면서 과도한 낙폭이 회복될 거란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기업실적 부진으로 코스피 지수 상승폭은 제한적인 가운데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지겠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도 코스피 지수 상승은 1% 미만이었지만, 강한 상승세를 보인 종목이 많았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신한지주 (35,200원 ▼50 -0.14%)가 6.70%, 하나금융지주가 6.26%, KB금융 4.53% 줄줄이 강세였다. 롯데관광개발 (11,450원 ▲160 +1.42%) 하나투어 효성티앤씨 애경산업 등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관련주도 4~5%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카카오 (57,400원 ▲300 +0.53%)도 4%대 오름세로 마쳤다. 키움증권 (95,000원 ▲700 +0.74%),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주도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게임주와 로봇주가 연일 상승세다. 카카오게임즈 (39,600원 ▼100 -0.25%)가 8.92% 올랐고 로봇 관련주인 뉴로메카가10.76%, 레인보우로보틱스가 3.66% 뛰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 들어 64.6%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