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중동·아프리카 지역 OLED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78.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일본 소니가 14.9%로 2위에 자리했다. 그 뒤로 삼성전자(4.1%), 필립스(1%), 도시바(0.7%), 하이센스(0.3%) 순이었다. LG전자의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6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성적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중동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는 배경에는 압도적 기술력과 함께 현지 고객에 맞춘 차별화된 경험 제공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LG전자가 과거 금(金)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였던 일, 2019년 세계 최초로 아랍어 음성 인식 기능을 탑재한 OLED TV를 출시했던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LG전자는 이같은 중동의 프리미엄 수요에 주목해 오래전부터 이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1979년 쿠웨이트에 지사 설립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 이집트 텐스오브라마단시티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고, 판매 법인·지점은 세기 어려울 만큼 많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제품을 팔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중동 시장에 확실한 프리미엄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확신을 가졌을 것"이라며 "소비력이 오일머니를 토대로 해 웬만해서는 수요가 흔들리는 일도 없다"고 말했다.
LG전자가 과거 중동 시장에 출시했던 (왼쪽부터 시계방향) '슈퍼 울트라HD TV', '골드 플러스' 에어컨, 'G4 샤이니 골드' 제품 사진. 금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 특성을 반영해 인기를 끌었다./사진제공=LG전자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담긴 특화제품 출시를 통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LG전자가 2013년 출시한 '타이탄 빅 Ⅱ'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섭씨 60도 이상의 고온에도 강력한 냉방 성능을 제공하는 지역 특화 에어컨이다. 실내 흡연율이 높은 점을 반영해 담배 연기 제거 기능까지 탑재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다민족 문화를 고려해 전자레인지에 아프리카 지역 및 아라비아 계열이 선호하는 음식을 요리해주는 기능을 추가한 일도 성공 사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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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길에 이일환 LG전자 중동아프리카지역 대표(전무)가 참여하면서 사업 확대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2조7025억원)이 2021년 총매출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 성장세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가전·TV 사업 확대를 둔 다양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LG는 UAE를 포함한 중동지역에서 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OLED TV뿐만 아니라 주요 가전이 모두 최상위 플레이어의 입지를 다지고 있어 중아지역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