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록 앱솔릭스 대표가 9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 앱솔릭스 반도체 글라스 기판 생산공장에서 향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SKC
오준록 앱솔릭스 대표가 9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서 만난 기자에게 "5년, 10년 후에는 우리나라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시장 생태계를 잘 만들어서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이같이 확신했다. 앱솔릭스는 SKC의 반도체 글라스(유리) 기판사업 자회사다.
오 대표가 확신한 건 반도체 유리 기판이 반도체 산업이 맞닥뜨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서다. 반도체 미세공정이 기술적 한계와 높은 투자비용에 부딪힌 상황에서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로 반도체 패키징 산업이 떠올랐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 마련된 SK 통합 전시관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반도체 글라스 기판을 보고 있다/사진제공=SKC
기존 패키징 방식(위)과 앱솔릭스 반도체 글라스 기판 패키징 비교(아래)/사진제공=앱솔릭스
특히 중간 실리콘 기판이 빠지면서 두께가 얇아졌다. 그만큼 전기가 오가기 좋아 효율도 높아졌다. 연산능력도 좋아져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면서 전력 수요도 낮은 고성능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다.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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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솔릭스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국내 IT 대기업의 대규모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반도체 글라스 기판을 적용했더니, 데이터센터의 면적은 5분의1로 줄이면서도 전력 사용량은 절반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땅값이 매우 비싼만큼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높다.
오 대표는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비용을 아끼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요즘 화두인 ESG에 좋고 전주기(LCA) 탄소 평가에도 유리해 기업 가치를 한 단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리 기판은 반도체 산업을 완전히 뒤바꿀 '게임 체인저'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업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양산인만큼 패키징,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200개의 독자 공정을 꾸리면서도 만족할만한 '수율'이 나와야 한다.
김성진 앱솔릭스 CTO(최고기술경영자)는 "올 한해 수익성을 내기 위해 양산, 수율 제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비즈니스의 규모 등이 올해 안에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그간 대한민국에선 실현하기 어려웠다. 소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유리는 한국에도 많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사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 1위다. 반도체 유리 기판을 통해 차세대 패키징 시장 장악, 소부장 동반 성장 모두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