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TV 제조사인 삼성전자·LG전자 경영진들은 올초 채널 플랫폼 강화와 연관된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담당 부사장은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2023에서 "삼성전자는 TV를 많이 판매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TV에 얹어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가전제품도 고객경험 플랫폼으로 보고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콘텐츠 사업 강화를 공식화했다.
K-콘텐츠가 갖춘 국제적 경쟁력은 OTT 플랫폼 구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학교는'에서부터 올해 '더 글로리' '카지노' 등 다양한 OTT 기반의 국내 콘텐츠가 국제적 인기를 끌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TV 기술력과 결합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전세계 회원의 60% 이상이 한국 작품을 1편 이상 시청했다.
LG전자도 1억8000만 대 이상의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독자적 운영체제 '웹OS'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서비스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웹OS의 콘텐츠 매출이 2018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하는 등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TV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광고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기기를 서로 연결해 사용자만의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쉽다.
업계는 TV와 콘텐츠를 아우르는 거대한 OTT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 자체 생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애플이 출시한 '애플TV+'가 넷플릭스나 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는 물론 HBO MAX와의 경쟁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폐쇄성과 콘텐츠 부족이 주 원인이라는 이유에서다. 단순히 기존 콘텐츠를 받아 재상영하는 데 그쳐서는 기존 OTT와 경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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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TV 제조사들이 플랫폼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과 고부가가치, 파급력 등을 두루 갖춰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전통적 TV 산업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일회성 판매보다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한 다회성·복합적 콘텐츠 플랫폼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