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최근 PPI 제제 허가사항 변경 명령과 관련해 제약사에 의견 조회 공문을 보냈다. 해당 약제의 사용상 주의사항에 이상반응을 추가할 예정인데 업체 의견은 어떤지 조회에 나선 것이다.
S-판토프라졸나트륨, 판토프라졸, 에스오메프라졸, 오메프라졸, 덱스란소프라졸 등이 이번 허가사항 변경 대상이다. 공통적으로 '호산구 증가 및 전신 증상을 동반한 약물 반응'(드레스증후군)이 이상반응으로 추가된다.
오메프라졸 성분 주의사항에는 이 외에도 스트븐스존슨증후군, 독성 표피 괴사 용해, 급성 전신 피진성 농포증을 포함한 중증 피부 이상반응이 보고됐다는 내용이 추가된다.
식약처는 이달 19일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문구를 확정할 예정이다. 허가사항 변경 예고기간까지 고려하면 내달 중 실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PPI 제제는 역류성식도염에 널리 쓰이는 치료제다. P-CAB 계열 신약이 출시되면서 매출이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약 6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한미약품 (252,000원 ▼2,500 -0.98%) '에소메졸패밀리'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수입하고 일동제약 (21,950원 ▼300 -1.35%)이 판매하는 '넥시움'이 있다. 에소메졸패밀리는 2021년 538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2008년 출시 이후 누적 원외처방액은 3071억원이다. 넥시움은 2020년 438억원, 이듬해에는 39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외에도 이번 허가사항 변경 대상이 되는 품목이 463개에 달하는 만큼 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상반응 업데이트는 의약계에서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므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을 쓰면서 데이터가 조금씩 축적되고 그로 인해 이상반응이 추가되는 건 늘상 있는 일"이라며 "정말 위험한 부작용이 있다면 규제 기관에서 아예 못 쓰게 한다든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PPI 제제 라벨링에 주의사항을 추가했는데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서 업데이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언급된 이상반응이 의약품 사용 후 보고된 케이스가 있으니 의사나 약사들이 그 부분을 인지하고 사용상 주의를 하라는 의미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 제품인 P-CAB 계열 약물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P-CAB 제제는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느리다는 PPI 계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한 역류성식도염 신약이다. HK이노엔 (33,000원 ▼550 -1.64%)의 '케이캡'이 출시 후 빠르게 시장을 선점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케이캡 누적 원외처방액은 1126억원이다. 11일에는 싱가포르에서 품목허가를 받으면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36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대웅제약 (102,200원 ▼2,300 -2.20%)의 P-CAB 제제 '펙수클루'도 올해 약 500억원 매출이 기대된다.
이선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PPI 계열의 약물의 단점을 보완한 P-CAB 제제의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이번 (PPI 제제 이상반응 추가) 이슈로 인해서 P-CAB 약물이 더욱더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