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미워도 다시 한번…블록체인 불붙는 게임업계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2023.01.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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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넷마블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이미지. /사진제공=넷마블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넷마블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이미지. /사진제공=넷마블


가라앉은 블록체인 시장을 두고 '거품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반면 게임업계에선 신작 출시·파트너십 강화 등 관련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침체된 분위기에도 인프라를 확장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연초부터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넷마블 (53,300원 ▲200 +0.38%)의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는 전날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기술 협력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마브렉스는 바이낸스로부터 블록체인 기술 인프라를 지원받고 게임 기반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한다. 해외 시장 내 이용자 트래픽 활성화 및 이용자 편의성 확대 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블록체인 게임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를 출시한다.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는 메타버스 부동산 투자 게임으로, NFT(대체불가토큰)로 제작된 건물 등을 매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P2E(Play to Earn) 방식인 만큼 규제가 심한 국내에는 아직 출시 계획이 없다. 게임 서비스는 마브렉스가 담당할 예정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은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만 출시 예정된 상황"이라며 "준비하고 있는 게임 중에 P2E 요소가 포함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투스 (38,700원 0.00%)도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 생태계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컴투스홀딩스 (29,650원 ▼200 -0.67%)는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플랫폼 업체 '블록데몬'이 엑스플라 벨리데이터(Validator·검증인)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벨리데이터는 블록체인상 거래 과정을 확인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높은 수준의 벨리데이터를 확보할 수록 해당 메인넷의 안정성이 보장된다. 엑스플라는 '체인노드 테크' '에버스테이크' '코스모스테이션' 등 다수 블록체인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현재 컴투스 '엑스플라'에서 서비스 중인 '안녕 엘라' 이미지. /사진제공=컴투스홀딩스현재 컴투스 '엑스플라'에서 서비스 중인 '안녕 엘라' 이미지. /사진제공=컴투스홀딩스
현재 컴투스 엑스플라를 통해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 '크리티카 글로벌' '아이들 루카' '안녕 엘라' 까지 총 6종의 P2O(Play to Own)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 P2E보다 발전된 개념의 P2O는 이용자 소유권에 초점을 맞추는 구조다. 예컨대 이용자가 특정 게임 캐릭터를 NFT로 민팅(발행)하고, 민팅한 캐릭터를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할 수 있는 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캐릭터에 대한 게임 유저 소유권을 인정하고 추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기존 게임의 웹3 버전 출시도 계획 중이다. 지난해 8월 출시된 '크로니클'의 웹3 버전은 연내 출시 예정이며, 올해 상반기 공개될 '월드 오브 제노니아' 역시 웹3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월드 오브 제노니아'를 최대 기대작으로 보고 있다"며 "상반기 출시 예정인 게임에는 웹3 요소가 없지만 이후 독립적으로 웹3 시스템을 적용해 다시 론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임사가 블록체인 손을 놓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잠재력 때문이다. 이전에 없던 패러다임인 만큼, 과감한 투자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연속된 위기로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게임사들은 자체 메인넷을 구축·확장하거나 웹3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위메이드 (46,050원 ▲100 +0.22%) 역시 블록체인 게이밍 플랫폼 '위믹스플레이'에 소셜 카지노 게임 온보딩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아직은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 핵심이라기보다는 '옵션'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라면서도 "블록체인 업계가 현재 침체기인 건 맞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시장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과거에는 게임에 대한 헤게모니를 게임사가 쥐고 있었다면 이제는 유저에게 소유권이 이전되는 형태"라며 "메인넷 등 인프라를 통해 이런 부분들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이고 준비 중인 인프라들이 결실을 맺어가는 단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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