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먹는다는데…주가 반토막, 건기식 부진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3.01.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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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먹는다는데…주가 반토막, 건기식 부진 언제까지?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업종의 시장가치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주요 기업의 주가는 고점 대비 반토막 났다. 건기식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지만 경쟁 심화로 개별 기업의 실적 성장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역성장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시장 지배력과 실적 안전성을 갖춘 기업 위주로 투자수요가 차별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뉴트리 (8,910원 ▲30 +0.34%)프롬바이오 (2,135원 ▼95 -4.26%) 등 일부 건기식 기업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악화했다. 뉴트리와 프롬바이오는 2021년까지 매년 실적 성장을 구가했지만 지난해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뉴트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5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3억원으로 같은 기간 63.4% 급감했다. 프롬바이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786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9%, 50.5%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트리와 프롬바이오는 건기식을 외주로 생산하는 회사란 공통점이 있다. 뉴트리는 주력 건기식 제품을 전량 외주 가공을 통해 생산한다. 프롬바이오는 일부 품목을 익산공장을 통해 자체 생산하지만 주요 제품을 주로 외주 생산한다.



실적 악화에 따라 시장가치는 급락했다. 뉴트리의 현재주가는 2021년 5월 최고가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프롬바이오의 현재주가는 2021년 10월 상장 이후 최고가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노바렉스 (9,440원 ▼100 -1.05%), 서흥 (21,150원 ▼250 -1.17%), 에이치피오 (3,810원 ▼120 -3.05%) 등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건기식 회사 역시 시장가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2021년 주가와 비교하면 모두 현재주가는 반토막 수준이다. 노바렉스와 서흥처럼 상대적으로 실적 안전성이 뛰어난 건기식 기업의 경우 현재주가는 지난해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10배를 한참 밑돈다.

국내 건기식 시장은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6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1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성장한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82.6%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등 영향으로 건기식 시장은 꾸준히 지속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건기식 시장은 비교적 시장 진입장벽이 낮고, 실제 주요 제약회사 등이 줄줄이 건기식 시장에 신규 진입하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TV홈쇼핑 등 수수료율이 비교적 높은 유통 채널을 통한 판매 비중이 높은 건기식 회사일수록 이익률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건기식 회사는 개별인정형원료 개발을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결국 건기식 업종에 대한 주식시장 저평가를 극복하기 위해선 개별 기업별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또 국내 증시의 전반적인 투자 수요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건기식 산업은 여전히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여러 기업이 새로 시장에 진입하고 개별 품목마다 제품 수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거기다 경쟁 격화로 TV홈쇼핑 수수료가 높아지는 등 유통 채널 구조에 따른 이익률 악화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특히 건기식 브랜드 회사의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고 그나마 CMO(위탁생산) 등 제조 전문 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실적 방어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기식이 다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무엇보다 과잉 경쟁과 유통 채널 수수료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향후 기업별 모멘텀(성장동력)에 따라 투자 수요 역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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