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하려다 혀 절단되자 살해…70대男에 '징역 13년' 때렸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3.01.1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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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학교 동창생을 성추행하고 심하게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는 11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시체 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73)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4월 전북 익산시 자택에서 중학교 여동창인 B씨를 강제 추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에게 입맞춤을 시도했다가 강한 저항으로 혀가 절단되자 B씨를 1시간 동안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B씨가 숨진 사실을 알았지만 신고하지 않고 미륵산 7부 능선 자락의 헬기 착륙장 인근에 시신을 유기했다.

검찰은 대검찰청 DNA·화학분석과 재감식 결과를 통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폭행으로 다량의 피를 흘린 사실(피해자의 사망 원인) △피고인이 혀 절단으로 현장에서 피를 흘린 사실(피고인의 강제추행 범행)을 근거로 살인에 고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부검 결과에서도 B씨는 '다발성 외상에 의한 쇼크사'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 부검의는 B씨가 심한 폭행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강제추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살인할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살해 고의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해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해 살인 혐의가 아닌 강제추행치사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양형부당, A씨는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CCTV(폐쇄회로화면), 혈흔, 주민 증언 등을 근거로 살해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피고인 폭행과 피해자의 사망간 인과관계가 있다"며 "다만 피고인은 양극성 정동장해, 조증 등 정신적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나 범행과 직접적 관련이 없어 심신미약은 인정하지 않고, 현재 상태와 고령인 점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해 원심형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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