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승인된 종근당의 임상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많은 21건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2위는 대웅제약으로 19건이었다. 휴온스(16건)와 대원제약(16건), 한미약품(10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국내 임상은 물론, 해외 임상과 전임상 투자까지 합한 R&D 전체 투자 규모도 양사는 업계 수위권이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전체 R&D 투자는 각각 1169억원, 1517억원. 제약업계 5위 이내 투자규모였다.
지난해 양사는 이 같은 R&D 투자에 따른 성과도 냈다. 종근당은 지난해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종근당의 독자 기술인 항체절편 원료제조 기술로 양산돼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에 사용되는 안과질환 치료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2형 당뇨 치료제 '엔블로정'을 국산 36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콩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의 혈류 내 재흡수를 차단함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기전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전체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6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국내 전체 임상 승인 건수는 2016년 625건을 기록한 뒤 2017년 655건, 2018년 712건, 2019년 973건, 2020년 1120건, 2021년 1349건으로 꾸준히 늘어나다가 지난해 1011건에 그쳤다. 지난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관련 임상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임상 승인은 2020년 37건, 2021년 32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건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기업 자금난에 따른 파이프라인 정리도 임상 승인 건수 감소의 배경으로 언급된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금액은 878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가량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당분간 경기위축과 투자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임상 승인건수 역시 크게 늘어나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