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후폭풍…'美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 6개월만에 또 950명 정리해고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1.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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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감원 6개월여 만에 추가 구조조정…"업계 전반 'FTX 파산' 후폭풍에 전염"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미국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FTX 파산'으로 촉발된 암호화폐 시장 침체기 대응을 위해 추가 대규모 감원에 나선다.

10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는 회사 블로그에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의 메시지를 올리며 전체 직원의 20%인 약 95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직원 18%(1100명) 감원을 결정한 지 6개월여 만에 또 직원 감축에 나서는 것이다. CNBC·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1차 감원 이후인 지난해 9월 기준 코인베이스의 전체 직원은 4700명이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올해 1분기 1억4900만~1억6300만 달러(약 1858억7750만~2033억425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면서도 오는 3월이면 회사의 운영비용이 기존보다 25%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암스트롱 CEO는 해고 예정자에 대해 "이 결과가 여러분의 업무 능력과 회사 기여도에 따른 것이 아님을 알아달라"고 했다.

그는 CNBC 전화 인터뷰에서 코인베이스의 연간 수익에 대한 다양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수익성을 높일 기회를 늘리기 위해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추가 감원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구조조정밖에 방법이 없다"며 성공 가능성이 낮은 여러 프로젝트 진행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인베이스의 추가 구조조정은 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 이후 업계에 나타난 대량 정리해고 움직임의 연장선이다. 암스트롱 CEO는 FTX 창립자 샘 뱅크먼-프리드를 언급하며 "업계의 비양심적인 사람들로 인해 (암호화폐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FTX 붕괴와 이에 따른 전염은 업계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웠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FTX 파산사태는) 업계에 좋은 일이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의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11일 오전 10시 25분 기준 최근 1년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11일 오전 10시 25분 기준 최근 1년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에 기술주와 함께 어려움을 겪었던 암호화폐 시장은 지난해 11월 FTX 붕괴 이후 급속도로 무너졌다. 이 여파로 암호화폐 대부업체 제네시스는 파산보호 신청을 검토하고 직원 30%를 해고했다. 거래소 후오비도 직원 20% 구조조정을 계획했고, 암호화폐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는 회사 매각을 논의 중이다.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58% 하락했다.

코인베이스의 추가 감원 소식은 회사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코인베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96% 급등한 43.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즈호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코인베이스의 추가 감원은 경영진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돼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감원이 FTX 파산 등으로 촉발된 '암호화폐 침체기'란 근본적인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의 장기 전망은 부정적으로 내놨다. 미즈호증권은 앞서 올해 코인베이스의 매출 전망치를 월가 전망치보다 25~30% 낮은 24억 달러(약 2조9914억원)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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