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환자 상당수는 이처럼 겨울철에 증상이 좋아진 느낌을 받는다. '정맥류가 나았다'고 착각하고 치료를 멈추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건우(영상의학과 전문의) 민트병원 정맥류센터장은 "겨울철엔 추운 날씨로 평소보다 혈관이 수축하는데, 특히 피부 쪽 혈관이 영향을 받으며 증상이 완화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과연 겨울철엔 하지정맥류가 나아질까.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판막이 손상당하면서 특정 위치에서 혈액이 역류해 정맥이 늘어나는 혈관질환이다. 노화, 임신, 유전적 요인, 생활습관 등으로 발생한다. 많은 사람이 종아리에 울퉁불퉁 튀어나온 혈관이 있어야 하지정맥류라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은 '잠복성' 형태도 적지 않다.
하지정맥류 진단은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행한다. 이 검사는 혈관 속 피의 흐름, 혈관의 병적인 협착이나 폐색 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검사를 통해 병변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치료 방향을 세운다. 하지 정맥류가 심하지 않으면 특별한 치료 없이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면 증상이 완화하고 부기도 빠진다. 정맥 순환 개선제를 복용하거나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방법도 있다. 김 원장은 "압박스타킹은 종아리·발목을 강하게 압박해 혈액을 아래서 위로 짜올리는 역할을 한다"며 "이는 정맥 순환을 돕지만 하지정맥류가 어느 정도 진행한 경우 압박스타킹 착용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건우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원장이 하지정맥류 환자의 다리 혈관 상태를 찍은 도플러 초음파 검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민트병원
하지정맥류를 치료했더라도 생활습관을 함께 교정해야 한다. 다리 꼬는 자세를 자주 취하거나 하체를 압박하는 꽉 끼는 바지, 레깅스의 장시간 착용은 피하는 게 좋다. 똑같은 자세로 오래 앉거나 서 있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스트레칭이나 가볍게 다리를 풀어줄 수 있는 운동을 짧게, 자주(한 시간에 한 번꼴)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겨울철 춥다고 해서 전기장판을 너무 뜨겁게 사용하거나 히터를 트는 습관, 족욕이나 반신욕은 주의해야 한다. 이는 확장된 혈관에 피가 몰려 부기를 더 악화하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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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필수다. 하지정맥류에 좋은 운동으로는 요가·수영 등 유산소 운동과 다리 스트레칭을 꼽을 수 있다. 발끝을 뻗고 풀어주는 기본적인 스트레칭도 권장된다. 그는 "흔히 다리에 정맥류가 있으면 다리를 최대한 쓰지 않는 게 좋다고 여기는 환자가 꽤 많은데 오히려 자주 스트레칭해야 한다"며 "다만 복압이 증가해 배꼽 아래 혈관이 늘어나게 하는 무리한 근력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