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뛰겠다" 신년사 다음날 사의표명…제주삼다수 사장 무슨 일?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3.01.1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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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학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장/사진= 제주개발공사김정학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장/사진= 제주개발공사


먹는 샘물 1위 브랜드 제주삼다수를 이끌던 김정학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의 사의 표명 소식은 지난 3일 지역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제주개발공사는 김 사장의 사퇴 이유에 대해 "일신상의 사유"라고만 전해들었다고 했다. 퇴임식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사퇴 소식이 전해진 지 이틀만인 지난 5일 간단하게 치러졌다.



의아스러운 점은 지난 2일 김 사장이 신년사를 내고 올해 목표와 비전을 밝힌 다음날 사퇴 소식이 전해졌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제주삼다수 매출 4000억 시대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김 사장의 사퇴 소식은 의외라는 평가다. 김 사장의 임기는 오는 6월15일까지로 반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주개발공사는 지난해 제주삼다수 단일 브랜드로만 335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지방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의 경영평가도 우수하다. 지방공기업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개발공사의 평점은 92.99점으로 광역특정공사공단 종합순위 2위 평가를 받았다. 지속가능경영, 경영성과, 사회적가치, 코로나 가점 지표 등 전 항목에서 모두 고른 득점을 얻었다.



김 사장은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임 시절인 2020년 6월 취임했다. 제주도청에서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지방행정가 출신으로 행정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원 지사는 김 사장을 내정하면서 36년의 행정경험과 유연한 사고를 인사 배경으로 손꼽았다.

김 사장의 사퇴는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7월 야당 출신의 오영훈 지사가 취임하면서 기존 인사에 대한 축출은 예정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당색이 약한 지방행정가 출신인데다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김 사장의 임기를 보장할 것이란 관측도 많았다.

후임인선에 따른 사장 공백 사태는 수개월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개발공사 사장 인선은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위원회는 7명으로, 3명이 도의회 의장, 2명은 도지사, 2명은 제주개발공사 이사회가 추천한 인물로 구성된다. 임추위 구성과 함께 후보자 공모 절차와 도의회 인사청문회 등도 넘어야 한다. 김 사장 임명 직전에도 이런 과정때문에 5개월여의 사장 공백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사장 공석 상황이라 하더라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경영상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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