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유행하는 '오마카세'(일본식 코스요리)처럼, 차(茶)를 코스요리처럼 즐기는 예약제 플래그십 매장 '티 바(Tea Bar)'라는 아이템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은빈 대표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5년여 만에 다시 만났다.



▶차 원료 효능, 원산지, 성질, 맛, 향, 색 등은 물론이고 차를 마시며 떠오르는 상황, 향, 맛, 함께 들으면 좋은 음악 등을 전부 고려하다 보니 그렇게 작명하게 됐다.
-대표적인 오리지널 티를 꼽는다면.
▶'스페이스 오디티'다. 색이 변하는 우주차로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돼 누적 판매량이 20만잔 정도 된다. 지난해 세계 최대 식음료 대회인 '국제미각대회'(Superior Taste Award)에서 최고 등급이라고 할 수 있는 쓰리스타를 수상했다.
-처음 세웠던 플래그십 매장 확장 계획은.
▶창신동 2호점은 오픈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져 6개월만에 문 닫았다. 이때부터 온라인 주문판매로 사업 체질을 전환했다.

▶하다가 중간에 단종했다. 향수 만드는 데 필요한 에탄올이 손소독제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원가가 3배 이상 오르고 품귀현상도 빚어 구하기 어려웠다. 돌이켜 보니 코로나 때문에 정말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러면 그동안 어떻게 먹고 살았나.
▶코로나로 카페에 가기 어려웠고, 웰빙에 대한 관심도가 늘면서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차 선물이 많이 나갔다. 매년 몇 백 퍼센트씩 온라인 거래량이 늘었는 데 코로나 이전 대비 2022년에는 600% 이상 증가했다.
-당초 세운 사업계획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원래는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기반 사업 모델이었는데 B2B(기업간 거래) 기반 '콜라보 차' 제작 건수가 더 많아졌다. 차를 소재로 특별 제작한 굿즈로 재미를 봤다. 이를 테면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과 콜라보한 제품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인기몰이 하면서 많이 나갔다. 이밖에 리디북스가 이(e)북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선보인 '책 읽을 때 마시는 차 3종', 글래드 호텔과 함께 만든 '글래드 꿀잠 티',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콜라보한 제품 등 다양한 PB(자체브랜드)상품을 선보였다. 최근엔 디자인 호텔이 붐을 이루면서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고급 웰컴티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다.

▶사업도 사업이지만, 코로나 때 차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 창업 당시만 해도 일반 커피숍에서 차를 찾는 사람들을 찾아 보기 어려웠는데, 지금 스타벅스 매장에 가보면 자몽 허니 블랙 티 등을 시켜 즐기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주문하는 걸 1시간 동안 계속 지켜본적 있는 데 대략 25%가 커피 대신 차를 주문했다. IR(기업공개) 데모데이에 가서 굳이 차 시장 규모와 시장성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됐다. 사실 차값이 다른 커피에 비해 고가지만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스타벅스와 공차가 고급차 가격에 대한 저항을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할까. 그런 측면에서 감사하다.

▶요즘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연구하는 트렌드가 비건(채식주의)이다. 이를 위해 우유 대신 식물성 원료로 제조한 아몬드 밀크와 같은 우유 대체품이나 설탕을 대신해 건포도, 무화과 등에서 추출한 알룰로스 등 저칼로리 대체당 옵션을 넣은 티 제품을 개발 중이다. 예컨데 작년 12월초 신규 브랜드 '크림차'를 론칭했는 데 콩을 삶아 크림으로 만들었다.

▶늘 이런 생각을 해왔다. 우리나라엔 왜 싱가포르 명품티 TWG와 같은 브랜드가 없을까. 중국 못지 않게 지금은 우리 사는 곳곳에도 커피전문점이 많고 한 해 소비량도 월등한데도 말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핫'한 나라가 됐다. 'K푸드'도 덩달아 인기를 끈다. 이번 미국 전시회 참여를 시작으로 전 세계 전무후무한 우주티와 '한국의 사계'와 같은 티 코스 등을 선보이며 'K티' 붐도 일으켜 보겠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