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 주주환원율 50%까지 올려야…주주총회 표결도 추진"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1.0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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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은행주 저평가 주주환원율 때문"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내 은행주 캠페인 공개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근희 기자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내 은행주 캠페인 공개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근희 기자


"상장 은행지주들이 자본배치정책과 중기주주환원정책을 다음 달 9일까지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공시로 발표하지 않을 경우, 이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겠습니다. 표결통과를 확신합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국내 은행주 캠페인 공개 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 은행들의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은 해외은행에 뒤지지 않지만 밸류에이션이 낮은 것은 주주환원률이 낮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2일부터 국내 은행주들의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은행지주 7곳을 대상으로 공개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해외은행들에 비해 우리나라 은행들의 벨류에이션이 낮은 이유는 단 한가지, 주주환원율 때문"이라며 "해외은행은 지주마다 주주환원률이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실적이 다른데도 주주환원율이 다 똑같다"고 지적했다.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해외은행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64%이지만, 국내 은행 평균 주주환원율은 24%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해외은행은 순이익의 대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비효율적으로 자본을 배치했다"며 "이 때문에 주주환원율이 극명하게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은행들이 매년 10% 가까이 늘려온 대출 등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연간 2~5% 수준으로 줄이고, 목표주주환원율을 50%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자사주 매입 소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은행지주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만큼 은행들은 이러한 내용을 공정공시를 통해 발표해야 한다"며 "만약 다음 달 9일까지 이를 공시하지 않을 경우 주주제안 형태로 주주환원 관련 안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고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는 현재 주주제안 요건을 이미 충족한 상태"라며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BNK금융지주 에 대해서도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고 있고 공동주주제안 요건 성립을 위한 위임 절차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얼라인파트너스는 은행들이 무작정 배당을 늘리기 보다는 자본적정성을 관리하면서 주주환원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비율을 감독당국 가이드라인(10.5%)에 추가로 충분한 자본완충분을 더해 철저히 관리하고, 그간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4%) 대비 과도히 높았던 대출 성장률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대표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자본배치정책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도 선도적 주주환원율과 자본적정성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긍정적 사회 경제적 효과들을 일으키고 특히 주가 저평가의 악영향을 해소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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