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복심 이창엽의 홀로서기, 합병 롯데제과 수익개선 시험대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3.01.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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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엽 롯데제과 대표/사진= 롯데제과이창엽 롯데제과 대표/사진= 롯데제과


이창엽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홀로서기 시험대에 오른다. 이 대표는 LG생활건강에서 화장품·생활용품사업을 총괄하다 지난해 말 차 부회장의 용퇴와 함께 롯데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대표와 차 부회장의 인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1993년부터 3년간 미국의 위생용품 기업 P&G(프록터앤갬블)에서 일했는데, 1985년 P&G에 입사한 차 부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차 부회장이 사장으로 재임할 때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함께 일하기 시작한 때는 2001년 해태제과에서다. 법정관리 중이던 해태제과의 CEO를 맡은 차 부회장은 허쉬에서 일하던 이 대표를 전무로 영입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중책을 맡겼다. 당시 30대 중반인 이 대표의 임원 영입은 파격으로 여겨졌다.



해태제과에서 발휘한 경영능력을 계기로 차 부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LG생활건강에 영입됐고, 같은 시기 이 대표는 농심캘로그 사장을 거쳐 한국코카콜라 사장으로 각자의 길을 걷는 듯 했다. 하지만 2007년 LG생활건강이 코카콜라 국내 제조 판매권을 쥔 코카콜라보틀링(현 코카콜라음료)을 인수하면서 또 한번 인연을 이어갔다. 당시 인수전 후발주자였던 LG생활건강이 인수에 성공한 데에는 이 대표의 지원이 있었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후 LG생활건강이 2019년 인수한 미국 화장품 자회사 뉴에이본의 새로운 CEO로 이 대표를 영입하면서 또 한번 차·이 콤비가 손을 잡는다. 이 대표는 차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2년 만에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생활용품 총괄 사업본부장(COO)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끈 차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이 대표도 독자의 길을 선택했다. 순혈주의 롯데그룹에서 영입된 외부인사로 통합 롯데제과를 이끌게 된 것이다. 이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지난해 7월 롯데그룹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을 진행한 후 본격적인 시너지가 발생하는 원년이 올해인 까닭이다. 이 대표의 경영능력에 따라 체질개선 효과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3분기에는 합병비용 발생으로 전년동기 대비 영엽이익이 8.1% 감소했다. 4분기를 포함한 지난해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3%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합병 전 5%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추정 3.2%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5%대를 기록하고 있는 경쟁사 오리온과 비교하면 수익개선이 급선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글로벌 마케팅을 활용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롯데푸드의 캔햄과 분유를 롯데제과의 해외영업망을 활용해 수출국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중국, 인도 등 8개 국가에 해외법인을 두고 21개 해외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그는 신년사 겸 취임사에서 "대한민국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K스낵, K푸드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구성원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달라"고 주문했다.

2014년 FIFA 진품 월드컵 트로피 공개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한국코카콜라 시절의 이창엽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2014년 FIFA 진품 월드컵 트로피 공개행사에서 인사말을 하는 한국코카콜라 시절의 이창엽 대표. /사진=홍봉진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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