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함께 일하기 시작한 때는 2001년 해태제과에서다. 법정관리 중이던 해태제과의 CEO를 맡은 차 부회장은 허쉬에서 일하던 이 대표를 전무로 영입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중책을 맡겼다. 당시 30대 중반인 이 대표의 임원 영입은 파격으로 여겨졌다.
이후 LG생활건강이 2019년 인수한 미국 화장품 자회사 뉴에이본의 새로운 CEO로 이 대표를 영입하면서 또 한번 차·이 콤비가 손을 잡는다. 이 대표는 차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2년 만에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생활용품 총괄 사업본부장(COO)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끈 차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이 대표도 독자의 길을 선택했다. 순혈주의 롯데그룹에서 영입된 외부인사로 통합 롯데제과를 이끌게 된 것이다. 이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지난해 7월 롯데그룹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을 진행한 후 본격적인 시너지가 발생하는 원년이 올해인 까닭이다. 이 대표의 경영능력에 따라 체질개선 효과가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3분기에는 합병비용 발생으로 전년동기 대비 영엽이익이 8.1% 감소했다. 4분기를 포함한 지난해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3%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합병 전 5%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추정 3.2%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5%대를 기록하고 있는 경쟁사 오리온과 비교하면 수익개선이 급선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글로벌 마케팅을 활용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롯데푸드의 캔햄과 분유를 롯데제과의 해외영업망을 활용해 수출국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중국, 인도 등 8개 국가에 해외법인을 두고 21개 해외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그는 신년사 겸 취임사에서 "대한민국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K스낵, K푸드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구성원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춰달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