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확대 기대' 내닫는 은행주…빠른 변화 한계 '신중론'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5대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2.7.21/뉴스1

최근 은행주 급등의 배경에는 주주환원정책 확대 기대감이 있다. 이 방향성은 명확하지만 현재와 같은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당장 급진적인 변화가 힘들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대형은행 중심의 대응이 유효한 투자전략이지만 성급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단 조언이다.

9일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은행주 반등 배경에는 △주주환원정책 확대 기대감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신용위험 경감 △증시 외국인 수급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자본비율이 높은 대형은행의 반등폭이 지방은행대비 컸다는 점에서 주주환원정책 확대 기대감이 주가 반등의 핵심 요인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주가와 다르게 올해 은행 실적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짚었다. NIM(순이자마진)이 상반기 내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게 가계를 중심으로 한 성장률 둔화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금리에 후행해서 올라오는 대손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4분기 실적 역시 각종 비용처리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은 4분기 예상 은행 지배주주순이익은 3조원으로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를 5.9%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10bp(1bp=0.01%포인트)의 NIM 개선, 1% 대출성장률 등에도 희망퇴직, 성과급 지급, 추가 충당금 전입 등의 계절성 비용 처리가 컨센서스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은 연구원은 "4분기 실적시즌의 관전 포인트는 배당성향 상향 여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년대비 0.5~1.0%p 상향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는 금융당국의 특별대손준비금 도입 취지, 바젤3 최종안 도입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수치"라고 부연했다.

그는 "국내 은행의 소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극단적인 주가 저평가를 야기하고 있는 만큼 배당 확대 당위성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문제는 속도"라고 강조했다. 높은 자본비율과 이익 체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비우호적인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당장 급진적인 변화를 보여주기엔 한계가 뒤따른다고 분석한다. 그는 "방향성은 분명하나 속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성급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은행주 투자의 초점이 주주환원 여력으로 맞춰진 만큼 대형은행 중심의 대응이 유효한 투자전략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