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또 신약…'치매=불치병' 공식 정말로 사라지나](https://thumb.mt.co.kr/06/2023/01/2023010810422656940_1.jpg/dims/optimize/)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6일(현지시간) 알츠하이머 증세를 늦추는 신약 '레켐비(Leqembi)' 사용을 승인했다. 레켐비는 신속승인 절차를 통해 의료현장 처방이 승인됐다. 최종 허가에 앞서 그동안의 임상 결과를 토대로 제한적 사용을 승인하는 절차다. 신속승인 절차를 통해 레켐비는 일단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처방될 수 있게 됐다.
앞서 개발사측이 공개한 레켐비의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이 신약을 투여한 환자들의 인지능력 감퇴는 27% 늦춰졌다. 이 같은 임상 결과는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투약그룹과 위약그룹으로 나눈 뒤 2주에 한 번씩 레카네맙과 위약을 각각 투여한 뒤 관찰해 얻었다. 투여 후 18개월 뒤, 투약 그룹은 위약 그룹과 비교했을 때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량이 감소했고 인지능력 감퇴 속도는 27% 늦춰진 것.
하지만, 레켐비가 실제 치료 현장에서 괄목할 만한 효능을 낼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치료제가 알츠하이머 진행을 다만 몇개월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해 사실상 '치료제'가 아니라는 것.
워싱턴대 신경학자 조이 스나이더 박사는 "리켐비를 투여하면 환자가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더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 약은 치료제가 아니며 질병의 진행을 멈추게 하지는 못하지만 진행 속도는 상당히 늦춰준다"고 말했다. 밴더빌트대 신경학자 매튜 슈래크 박사는 "이 약의 효과는 정말로 미미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환자는 투약에 따른 효과를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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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도 도마위에 올랐다. 임상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 지금까지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사인은 뇌출혈과 뇌부종 등이었다. 개발사측은 임상 중 뇌출혈 발생 비율은 1% 밑으로 이는 레켐비와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효능과 안전성 논란은 2년전 허가된 아두헬름에서도 발생했다. 아두헬름은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면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개발됐는데, 이 물질의 제가가 알츠하이머 치료로 직접 연결이됐는지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승인 후 처방 과정에서 사망자도 발생했다. 아두헬름 승인 과정에서 개발사와 FDA간 부적절한 협력이 있었다는 미국 의회 보고서도 나와 논란에 불을 지폈다.
결국 아두헬름은 미국에서 처방 확대에 제한을 받았고 유럽과 일본에서 허가를 받는데 실패했다. 이에대한 책임을 지고 개발사 최고경영자가 사임했고 개발사는 상업화를 위한 모든 인프라를 최소화했다. 사실상 처방현장에서 밀려난 것. 아두헬름을 공동 개발한 제약사가 바이오젠과 에자이였는데, 이번에 신속승인을 받은 레켐비 역시 이들 제약사가 공동 개발했다. 아두헬름 대신 개발을 집중한 결과물이 레켐비인 셈이다.
레켐비가 효능과 안전성 논란을 뚫고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의료현장에서 본격 사용되기 위해서는 장기적 추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는게 업계와 의료계 일각의 시각이다. 예일대 의대 크리스토퍼 반 다이크 박사는 레켐비 임상 3상 결과 관련, "위약대비 인지기능을 개선시켰지만 일부 부작용이 발견돼 효능과 안전성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