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은 총재 "내달 '베이비스텝' 예상"…금리인하 준비 신호?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1.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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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연은' 에반스 총재 "인하 아닌 '장기 인상' 준비로 봐야"

찰스 에반스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이터=뉴스1찰스 에반스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이터=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인하는 없다'는 없다며 통화 긴축 기조를 올해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가운데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오는 2월 연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전날 이 매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수치가 완화하면 다음 회의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전통적인 '0.25%포인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반스 총재는 2007년 9월부터 지금까지 시카고 연은 총재 자리를 지켜왔고, 다음 주 은퇴를 앞두고 있다.



에반스 총재는 "연준은 지난해 12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물러났기 때문에 좋은 위치에 있다.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연준이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낮춘다면,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시간을 더 허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FOMC 회의는 이달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그러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둔화가 '금리인상 중단 준비'의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낮추게 된다면 이는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하는 것이자 금리인상 기간이 더 길어진다는 의미로, 긴축에서 완화로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美 연은 총재 "내달 '베이비스텝' 예상"…금리인하 준비 신호?
통화 긴축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로 인한 경기침체를 우려하며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 전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통화 긴축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연준이 공개한 지난해 12월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대중의 오해로 금융 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연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올해 금리인하가 적절하다고 예상한 위원은 없었다"며 올 하반기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있을 거란 시장의 전망에 선을 그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해 11월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완화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인상 속도보다 얼마나 높이, 얼마나 오래 긴축할지가 더 중요해진다"며 최종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높아지고, 고금리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현재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해 9월의 4.50~4.75%보다 높아진 5.0~5.25%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4.25~4.5%보다 0.75%포인트나 높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역대급으로 치솟은 물가상승률을 잡고자 지난해에만 총 7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제로 금리 시대' 종료를 알렸고, 5월에는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올렸다. 이후 6월, 7월, 9월, 1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4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뒤, 12월에 0.5%포인트로 낮췄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 효과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다. 6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2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는 22만3000개 증가해 월가 전망치(20만개)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는 전월의 25만6000개 증가에서 감소한 수치로, 시장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한 연준의 금리인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임금 상승 등의 노동시장 과열이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하며, 노동시장 과열이 진정될 때까지 긴축 행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2월 평균 시간당 임금도 전월 대비 0.3% 상승에 그쳐, 시장 전망치(0.4%)를 밑돌았다. 연간 기준 상승률도 4.6%로 시장 예상(5.0%)을 하회한 것은 물론 2021년 여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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