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우르졸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2.1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3월 14일 CRMA 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집행위는 지난해 9월 연례 정책연설에서 CRMA 입법을 예고한 데 이어 11월 일반 공개의견 수렴 절차를 완료했다.
CRMA엔 리튬과 니켈 등 핵심 광물 원자재에 대한 EU 차원의 구체적인 공급량 확보 계획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배터리에 대한 유럽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국내에선 사실상 북미산 전기차 등에 혜택을 집중한 미국의 IRA와 유사한 방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배터리 업체로선 풀어야 할 숙제가 IRA에 이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미국 IRA의 경우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953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부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사용된 핵심광물과 주요 부품 역시 일정 비율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 같은 규정이 시행되면 국산차의 미국 수출량이 지난해보다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유럽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전기차 수출기지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지만 전기차 중 일부만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코나EV를 생산하지만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은 생산되지 않는다.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은 2025년이 돼서야 소형·중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유럽판 IRA'가 도입되면 타격이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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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업계도 우려가 크다. 한국 배터리업계는 전구체(니켈·코발트·망간 배합물), 흑연,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산 비율이 높다.
유럽한국기업연합회(KBA유럽)와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지난해 말 공동명의로 EU 집행위원회에 CRMA에 대한 우려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CRMA는 EU의 근본 무역 규칙인 자유무역 원칙을 지원해야 한다"며 "자국 기업에만 유리한 법·규제를 도입하는 일부 국가에 의해 보호무역주의 추세가 촉발된다면 이는 우려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박가현 한국무역협회 글로벌공급망분석센터 수석연구원은 "최근 자원보유국은 수출 승인제, 쿼터 제한, 수출세 부과 등 여러 제도를 통해 주요 자원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며 "광물가치가 높아지며 이러한 조치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무역협정 체결시 관련 내용을 포함시켜 수출 통제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사전에 기간·범위 등을 상호 협의하는 등 합리적인 수준의 프로세스를 설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