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발 충격에 외면받은 리츠, 두달새 20% 뜀박질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3.01.0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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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발 충격에 외면받은 리츠, 두달새 20% 뜀박질


지난해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고꾸라졌던 리츠주(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반등하고 있다. 주가가 과도하게 빠졌다는 인식이 부각된데다 정부의 리츠 육성 대책이 더해지면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12월6일~1월6일) KRX 리츠 TOP10 지수는 4.0% 상승해 코스피 수익률 (-4.3%)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한 달 동안 16% 넘게 급락하며 코스피 수익률(6.4%)을 크게 밑돈 것과 대비되는 성과다.



국내 리츠 13개 종목과 맥쿼리인프라를 담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상장지수펀드(ETF) 주가도 두달 사이 14% 반등했다. 이 ETF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주가가 최대 27%까지 급락한 바 있다.

또 같은기간 SK리츠와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각각 22.8%, 21.8% 올랐다. 코람코에너지리츠(19.0%), 롯데리츠(18.5%), NH올원리츠(16.6%), 이지스밸류리츠(15.9%)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리츠주의 반등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채권 시장 불안에 증가했던 매도세가 점차 잦아들고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를 겨냥한 고배당 매력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또 리츠 가격이 보유 자산 가치 대비 많이 떨어진 것도 상승 배경으로 지목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리츠주들이 타격을 받았다"며 "리츠 주가들이 내재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시총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 우려가 잦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리츠 종목은 대출을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켜 신규 자산을 편입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력한 금리 인상 기조와 채권 시장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금리 피크아웃(고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악화에 따른 리츠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를 대폭 개선한 점도 긍정적이다. 정부는 투자 다양성 확보를 위한 헬스케어 리츠, 내집마련 리츠, 리츠형 도심복합개발사업 등을 민관협업을 통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리츠 자금조달을 위한 기업어음(CP·Commercial Paper) 발행도 허용한다.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시 예비인가 절차도 폐지되고 리츠, AMC 인가취소 규정은 완화된다. 리츠 자산 중 부동산 인정 범위도 확대된다.

이외에도 정부는 예상보다 빠르게 주거용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부동산·건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예상보다 빠르게 과감한 규제 완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2020년부터 지적되던 제도상 오류 정정이 이뤄지고 있어 장기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과매도를 겪은 리츠는 최근 회사채 금리 안정과 리파이낸싱 성공 등으로 올해 1분기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며 "올해에는 양질의 리츠가 다수 상장될 예정이고 제도 개선도 이뤄지고 있어 우량 리츠를 중심으로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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