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점유율 20% 불과한데, 독과점 규제라니…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3.0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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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점유율 20% 불과한데, 독과점 규제라니…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을 추진하면서 e커머스 업계가 반발하는 분위기다. 주요 금지행위 내용인 최혜대우 요구, 자사우대 등이 e커머스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20%에 그치고 있는데다 치열한 경쟁으로 대부분 사업자가 적자 운영 상태인 시장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공정위가 최근 공개한 독과점 지침의 주요 금지행위는 자사 온라인플랫폼 이용자의 경쟁 온라인 플랫폼 이용을 직간접적으로 방해하는 멀티호밍제한, 거래조건을 경쟁사 대비 동등하거나 유리하도록 강제하는 최혜대우 요구,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우대하는 자사우대, 끼워팔기 등이다. 록인 효과를 노리기 위해 멤버십 등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PB(자체브랜드)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업계 트렌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HSB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네이버 점유율은 각각 21%, 20%로 추정된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 등 빅3사업자의 점유율도 50%를 밑돈다. 쿠팡, 네이버, 신세계그룹 등 상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롯데온(롯데쇼핑), GS리테일 등 오프라인 강자들과 11번가, 위메프, 티몬 등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 컬리 무신사 등 신생 버티컬플랫폼 사업자들까지 e커머스 시장을 노리며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는 미국, 중국 등 특정 사업자의 점유율이 절대적인 시장과 상황이 다르다. 데이터플랫폼페이머트닷컴에 따르면 아마존의 미국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2021년 56.7%에 달한다. 중국 역시 알리바바가 47.1%로 온라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과점 규제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동일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온라인 쇼핑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과연 국내 온라인 쇼핑 사업자들이 독점 및 과점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10개 이상이나 되는 시장에서는 갑을 문제보다 시장의 기능에 의해서 조정되고 안정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를 선점하려고 무한경쟁을 하다 보니 대부분의 사업자가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섣부른 규제로 산업이 위축될 경우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PB 규제로 이어질 경우 오프라인 유통업체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은 절대강자가 없는 경쟁적 시장이고, 추가적인 시장진입도 계속 이뤄지고 있어서 규제가 필요한 독과점화 된 시장이 아니다"며 "해외사업자와 형평성 문제도 있고 소비자 후생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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