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해 금리 안 낮춰"…韓 경제 하반기까지 '휘청'?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2023.01.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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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2022.12.15.[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2022.12.15.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면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한국은행이 외국인 자금 유출을 우려해 금리를 따라 올릴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정부 기대와 달리 둔화가 연말까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미 연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2022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록를 공개했다. 이 회의록에는 위원 19명 전원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고 내용이 담겼다.



이번 FOMC 의사록은 지난달 13~14일 열린 정례회의 때 오간 발언을 담은 것이다.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5%포인트(p) 높은 4.25~4.5%로 결정했다. 앞서 연준이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다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 시장에선 2023년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FOMC 위원들 생각은 이와 달랐던 셈이다.

올해 FOMC에서 새롭게 투표권을 갖는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같은 날 FOMC 회의록 발표를 앞두고 연은 사이트에 올린 기고문에서 미국 기준금리의 최종 도달점을 5.4%로 예상했다.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5일(현지시간)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물가상승률 하락 신호를 확인할 때까지 기준금리가 5% 이상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재차 올려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가 커지면 한국은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한은으로선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커진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3.25%로 미국(상단기준)보다 이미 1.25%p 낮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022.12.20.[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022.12.20.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경우 안 그래도 어려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이 1.6%에 머물지만 경기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여 하반기부턴 점차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영향으로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화할 경우 연말까지 어려움이 계속될 수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되거나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발생할 경우 경기 둔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2021년 4분기부터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어 통화정책 대응이 요구된다"면서도 "통화정책을 미래지향적으로 운영한다는 관점에서 향후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될 가능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완만한 속도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한은이 오는 13일 여는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0.25%p 올리는 것을 끝으로 금리 인상 기조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최종금리를 3.5%로 보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미 금리 격차 확대, 물가 고공행진 여부 등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라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평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3.5%를 예상한 것은 11월 금통위 당시 금통위원들의 의견으로 소통의 차원이지 약속이 아니다"며 "기준금리 3.5%는 전제가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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