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기범 기자 leekb@](https://orgthumb.mt.co.kr/06/2023/01/2023010610004372168_1.jpg)
시장에선 반도체 한파로 인한 직격탄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악화됐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가 설비투자를 축소할 걸 기대하는 가운데 주가도 역사적 저점 부근에 근접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시장의 기대치에도 크게 못 미쳤다. 국내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평균 6조8737억원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5조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은 지난해 4분기 전분기 보다 20% 넘게 하락했다. 같은해 10월 D램 가격이 전달보다 22.46% 하락하면서 최근 5년 새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12월 D램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2.21달러로 집계됐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D램 가격이 많이 하락해 삼성전자의 전체 이익이 준 것으로 보인다"며 "전방산업의 재고가 건전한 상태고 하반기 신제품 수요에 대응하려면 D램 가격 하락세가 올 2분기에야 비로소 멈추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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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자산도 이전 분기보다 더 증가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제껏 삼성전자는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로 재고자산을 늘려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재고자산은 26조3652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4551억원)보다 60.2% 증가했다. D램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재고자산이 늘면 그만큼 평가손실도 커진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이사는 "삼성전자가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많이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어닝 쇼크가 호재될 것"…삼성전자 주가 오히려 오르는 이유](https://orgthumb.mt.co.kr/06/2023/01/2023010610004372168_2.jpg)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은 전반적인 재고조정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대폭 감소했다"며 "공급사들의 재고 증가에 따른 재고소진 압박 심화로 반도체 가격이 분기 중 계속 하락해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D램 반도체 업체들은 '설비투자(CAPEX) 감소→전방산업 재고 축소→반도체 수요 재차 증가'로 회복 사이클이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경쟁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223,000원 ▲2,000 +0.90%)와 다르게 삼성전자는 지금껏 설비투자 축소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어닝 쇼크로 입장을 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도 역사적 저점 구간이라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의 PBR(주가순자산비율) 역사적 저점이 약 1.1배인데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33배다. 이날 오전 11시36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보다 600원(1.03%) 상승한 5만8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과 함께 물량도 바닥권에 들어와 재고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도 높아졌다"며 "최근 메모리업체들이 수요 하락 부담으로 재고를 밀어낸다는 걸 감안하면 추가적인 감산에 따른 수급 개선 가시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했다.
김동원 본부장도 "반도체 주가는 6개월 정도 선행하는 특징이 있는데 3분기부터 재고 상태가 개선되는 걸 이제부터 주가가 반영하는 것으로 봐도 된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등의 시스템 리스크를 제외한 모든 악재는 거의 다 나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