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1조5000억 펀드 조성…유동성 급한 불 다 끈다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3.01.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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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만기 도래 유동화증권 1조2000억·롯데케미칼 5000억 자금 상환

롯데건설, 1조5000억 펀드 조성…유동성 급한 불 다 끈다


롯데건설이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유동성 확충에 나선다. 이 자금으로 1분기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 1조2000억원을 상환하는 등 지난해 4분기부터 발목을 잡았던 유동성 어려움을 모두 털어낼 전망이다.

펀드 조성+2500억 회사채 발행…롯데케미칼 5000억원 상환
6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오는 9일 메리츠증권과 1조5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 협약식을 갖는다. 전체 펀드 자금 가운데 롯데물산·롯데호텔·롯데정밀화학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약 6000억원을 후순위 채권자로 책임지고,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캐피탈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가 나머지 9000억원을 선순위로 출자한다.



조성된 펀드 자금은 올 1분기 내에 도래하는 부동산PF 유동화증권 1조2000억원을 상환하는데 사용한다. 남은 금액은 오는 18일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케미칼로부터 빌린 자금 5000억원을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앞서 공모채 발행을 통해 2500억원을 조달했다. 채권시장안정화펀드를 통해 1200억원, 산업은행이 800억원을 각각 사들였고 공모를 통한 조달액이 500억원이다. 2500억원 역시 롯데케미칼로부터 빌린 자금을 갚는 데 사용한다.



롯데건설은 지난달에는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과 우리홈쇼핑으로부터 빌린 3000억원, 1000억원을 각각 조기 상환했다. 롯데케미칼 자금까지 상환하면 계열사로부터 빌린 돈은 다 갚게 된다.

급한 불 끄고 자금 조달도 숨통 트여
롯데건설은 조단위 펀드 조성 이후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발생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건설 측은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 규모가 크지 않고, 지난해 만기가 도래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자체적으로 또는 시장을 통해 대부분 사들였다"면서 "부동산 사업장의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에 위치해 미분양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금 조달이 극도로 어려웠던 지난해와 달리 정부 지원과 함께 자금 조달 시장이 일부 안정화돼 직접 조달에 어려움이 없다는 게 롯데건설 측의 설명이다.

수주 급증 우발채무 증가…"전반적인 사업성 양호"
롯데건설이 지난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맞은 이유는 신규 수주가 급격히 늘면서 우발채무 비중이 급증하고 마침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조달 시장이 잠긴 영향이 크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정비사업에서만 4조2620억원의 수주를 따내 10대 대형건설사 중 6위를 차지했다.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롯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10~11월 만기가 도래한 유동화증권 차환 때 상당 물량을 자체 매입했는데 순차입금이 3조2000억원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거나 분양 실적이 부진할 경우 유동성 부족과 추가적인 자금 조달 부담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보증을 제공한 사업장 중 주요 분양 현장의 분양률이 양호하고 예정 사업장도 수도권 비중이 46%에 이르는 등 전반적인 사업성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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