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실적이 떨어짐에 따라 주가도 바닥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나오지만 증권가에선 조금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6조8737억원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느 5조8000억원을 전망했다. 하지만 잠정실적 발표로 나온 실제 영업이익은 크게 하회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와 동시에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메모리반도체 부분의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하고 스마트폰 판매도 둔화돼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게 주 내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고금리 상황 지속, 경기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우려로 고객사들이 긴축재정 기조를 강화했다"며 "전반적인 재고조정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대폭 감소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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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공급사들의 재고 증가에 따른 재고소진 압박 심화로 가격이 분기중 지속 하락해 가격 하락폭도 당초 전망보다 확대되며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가전사업은 시장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재고자산은 26조3652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4551억원)보다 60.2% 증가했다. D램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그만큼 재고자산 평가손실도 커진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4분기 실적도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예상보다 많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이사는 "삼성전자가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많이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부터 진행된 D램 ASP(평균판매단가) 하락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가가 저점 부근에 온 건 맞지만 반도체 부문의 평가손실이 얼마나 났는지 더 살펴보며 기다리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