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뽑았나…아마존, 더 자른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정혜인 기자 2023.01.0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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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 애플링의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물건을 스캔하고 있다./AFPBBNews=뉴스1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 애플링의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물건을 스캔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이 감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70% 늘릴 것으로 보인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도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수혜를 입었던 미국 기술업계는 방역 해제 이후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잇따라 해고 등 비용 줄이기에 들어갔다. 다만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의 추가 해고 계획을 전했다. 지난해 11월 아마존은 1만명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미 기기·서비스, 소매, 인사 부문 등에서 수천명에 대한 해고가 진행됐다. 아마존은 계속 감원을 진행할 예정인데 최종적으로 그 규모는 1만70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아마존은 약 150만명의 직원을 고용 중이며 대부분은 창고·물류 관련 인력이다.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최고 수혜 기업 중 하나였다. 사람들이 봉쇄령 등으로 발이 묶이자 온라인 쇼핑으로 몰렸고 아마존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아마존은 배송 네트워크를 두 배로 늘리고 수십만 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하지만 팬데믹 후 소비자들이 기존의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아마존의 불어난 몸집은 회사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팬데믹 기간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경쟁하면서 너무 많은 직원을 채용하고 물류창고 네트워크를 과도하게 키웠다"고 판단 잘못을 시인했다.



유망하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 아마존웹서비스(AWS)마저 경쟁 심화와 고객 기업들의 비용 절감 등으로 실적이 둔화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등 거시 경제 환경이 악화하자 감원 규모를 더 늘리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1년 전 170달러였던 아마존 주가는 85달러까지 떨어지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같은 날 세일즈포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인력의 약 10%를 정리하고, 사무실 등 부동산 자산도 축소할 예정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11월에도 직원 1000여 명을 정리해고한 바 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팬데믹 초기 수익 급증에 너무 많은 사람을 고용했다"고 말했다.

기술기업의 감원 현황을 집계해 공개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술기업에서 해고된 인력은 전년 대비 10배 증가한 15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IT 공룡들의 대규모 감원 바람에도 미국 고용시장은 비교적 견조하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11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046만건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1000만건을 웃돌았다. 구직자 1명당 약 1.7개의 일자리가 있었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서도 실업률은 3.7%에 그쳤다.

로이터는 실직자들이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찾아 통계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미국에선 제조, 소매, 서비스 등 경제 각 부문에서 일손 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언론은 팬데믹으로 촉발된 대퇴직 현상, 이민자 감소, 코로나로 인한 사망 등을 그 배경으로 본다. 노동시장 과열은 임금 인상을 부추겨 증시가 관심 가지는 기준금리에 인상 압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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