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감소세에도... 급전 찾는 차주는 늘었다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김상준 기자 2023.01.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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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감소세에도... 급전 찾는 차주는 늘었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은행들의 신용대출 감소세가 이어졌으나 급전을 찾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저신용자들이 생활비 등을 구하기 위해 비상금대출의 이용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5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카카오뱅크 등 5개 은행의 지난해말 비상금대출 잔액은 2조1523억원으로 2021년말(1조7046억원)보다 26% 늘었다.



비상금대출이란 월 300만원까지 직업이나 소득이 없어도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대출상품이다. 대출 신청시 별도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 누구나 쉽게 급전을 구할 수 있다. 대출 문턱이 낮은 만큼 2030세대, 주부 등 신용 이력이 적은 신파일러들이 주로 찾는다. 금리는 최저 7% 수준이다.

비상금대출의 증가세는 고금리 기조 속에서 전체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말 가계대출 잔액은 692조5335억원으로 전년말보다 16조5194억원 줄었다. 한국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했다.



금융업계에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생활비 등 급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비상금대출 잔액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신용대출과 달리 신청 요건도 낮고,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적어 저신용자 차주의 접근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도 2021년말 8989억원에서 지난해 9월 1조56억원까지 늘었다.

한 은행업권 관계자는 "지난해 중·저신용 고객을 확대하고 포용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비상금대출 상품의 첫 달 이자를 지원하는 행사도 시행해왔다"며 "고도화한 신용평가모형으로 더 높은 상환 능력을 갖춘 신파일러를 선별해 비상금대출 공급을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업권에서는 비상금대출 덕에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의 숨통이 트였다고 설명한다. 한 금융업권 관계자는 "비상금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차주에게 적시에 대출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상품"이라며 "비상금대출을 통해 저신용자뿐 아니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한도가 꽉 차 금융사에서 급전을 마련하기 어려운 고객의 대출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누구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부실 위험도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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