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 시험은 이메텔스타트를 투약한 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나뉘어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이메텔스타트 투약 후 8주 차에 수혈을 받지 않아도 되는(비의존) 환자의 비율은 치료군에서 39.8%(47명)였다. 위약군에서는 15%(9명)에 불과했다. 수혈받지 않아도 되는 환자의 비의존 지속기간 중앙값은 1년에 근접했다. 안전성은 이전 임상 시험과 유사했으며 새로 보고된 이상반응은 없었다.
임상 결과 발표 직후 나스닥에 상장된 제론의 주가는 한 주당 2.4달러에서 3.73달러로 55.42% 뛰었다.
이메텔스타트의 기전은 텔로머라아제 저해다. 텔로머라아제는 텔로미어라는 효소를 생성한다.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 시 닳아 없어지는데 모두 사라지면 결국 세포가 노화하고 사멸한다. 암세포는 돌연변이로 텔로미어를 계속 활성화해 죽지 않고 분열한다. 이메텔스타트로 텔로머라아제를 억제하면 텔로미어 활성이 차단되고, 암세포도 보통의 정상 세포처럼 일정 횟수 분열한 뒤 자동으로 사멸하게 되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만 보면 암 정복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에스티팜은 2021년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중인 올리고핵산 혈액암 신약의 허가 신청(NDA)을 위한 상업화 시험 생산(PPQ) 배치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PPQ는 세 번의 시험 생산을 통해 의약품이 균등한 품질로 생산되고 있다는 걸 입증하는 것으로 신약 허가 신청에서 필요한 절차다.
RNA 항암제는 보통 약보다 투여되는 올리고핵산의 양이 많다. 현재 시판되는 이상지질혈증 RNA 치료제는 환자 한 명당 1년에 600㎎의 올리고핵산이 들어가지만, 이메텔스타트에는 이것의 10배인 6000㎎이 투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현재 혈액암 치료제 상업화 물량으로 571만달러를 수주했다. 내년 초 이메텔스타트의 허가 승인을 예상한다면 앞으로 수주 물량은 훨씬 많이 늘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론이 2분기 안에 NDA를 제출하고 내년 초 상업화 승인을 받겠다고 밝혔다"며 "임상 3상 결과 발표 이후 매우 빠르게 허가 신청을 할 수 있는 것도 CDMO 업체가 PPQ 배치 생산을 끝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론은 이메텔스타트가 12억달러 피크 세일의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올해 하반기 상업화 물량의 초도 생산이 들어간다면 에스티팜 이익률과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