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사전 부스 투어에서 취재진들이 삼성전자와 하만의 전장사업 관련 협업인 '하만 레디 케어'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5일 전자업계에서는 전장시장이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COVID-19)로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상용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IT기업들의 입지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최근 2025년 전장 원가 비율은 50%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여기에는 배터리를 비롯해 차량용 반도체, 텔레매틱스,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이 포함된다.
삼성과 LG 등 국내 업계는 일찍부터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계열사별로 대응 체계를 구축해 왔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반도체와 통신칩, 이미지센서 등을 다루고 삼성전기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카메라모듈 사업은 지속해서 견조한 수요를 창출해내고 있다. 디지털 콕핏, 카 오디오 등 사업을 영위하는 하만은 지난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매출 3조6300억원, 영업이익 3100억원)을 거둔 데 이어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배터리 역시 유관 영역이다.
해외 IT기업의 자동차 시장 진입도 활발하다.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해온 애플은 최근 출시 계획을 세우고 협력 업체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 소니와 혼다의 합작사 '소니혼다 모빌리티'는 2025년 전기차 사전계획을 시작해 이듬해 양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 바이두는 최지리자동차와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LG전자와 마그나가 협업해 만드는 차세대 자율주행 이미지. /사진 = LG전자 제공
개막을 하루 앞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현장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BMW의 음성비서를 통한 차량 조작 기술, 현대차의 레벨4 자율주행 시스템, HL만도의 자율주행 솔루션 라인업 등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IT기업들은 미래 모빌리티를 테마로 꾸려지는 LVCC 웨스트홀에 대거 전시 부스를 차리며 제품 경쟁력 홍보에 나섰다. 엔비디아·폭스콘, LG전자·마그나 등 협업 프로젝트도 다수 발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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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부품의 변화는 전반적인 부품 체인의 변화를 뜻한다"면서 "기업간 경쟁은 물론 동맹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만큼 시장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IT기업들이 세트업의 부진을 전장이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경험했다는 점이 갖는 의미도 크다"면서 "투자와 기술제휴, 인재 확보 다방면에서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질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