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가혹한 다이어트 계속 …美세일즈포스 '직원 10%' 해고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1.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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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직원 10% 감원, 사무실 축소…구조조정 비용만 2조원 수준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가 창립 23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경기침체 위기 속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물가상승 등으로 부담이 커진 지출 비용을 줄이고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불어난 회사 규모 축소에 나선 것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했다. 제출된 계획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전체 인력의 약 10%를 정리하고, 특정 지역의 사무실 등 부동산 자산도 축소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11월에도 직원 1000여 명을 정리해고한 바 있다.



세일즈포스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14억~21억 달러(약 2조6645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구조조정 대상이 된 미국 직원은 업무 전환 지원을 위해 최소 5개월의 급여, 건강보험, 경력 자원 및 기타 혜택이 제공된다. 미국 이외 지역의 직원에게도 비슷한 수준의 지원이 제공될 예정이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 순간에 왔는지 많이 생각했다"며 "팬데믹 초기 수익 급증에 너무 많은 사람을 고용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경제침체를 초래했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뉴스1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뉴스1
2020년 1월까지만 해도 4만9000명 수준이었던 세일즈포스의 전 세계 직원 수는 지난해 10월 31일 기준 8만명가량으로 늘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팬데믹에 각 기업의 근무 형태가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세일즈포스의 실적도 크게 늘었다. 팬데믹 이후 지난 2021년까지 회사는 매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이를 위해 인력 규모도 30%가량 늘렸다. 또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업체인 슬랙 테크놀로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각국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하면서 회사의 성장은 점차 둔화했다. 특히 공동 CEO였던 브렛 테일러와 스튜어트 버터필드 슬랙 CEO 등 주요 경영진의 이탈로 기업가치도 하락했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지난해 미 뉴욕증시에서 약 46% 추락했다.

외신은 세일즈포스의 이번 구조조정은 회사 창립 23년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평가하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 기술기업 중심의 감원 등 구조조정 한파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기업의 감원 현황을 집계해 공개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술기업에서 해고된 인력은 전년 대비 10배 증가한 15만명에 달했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당초 1만명으로 잡았던 정리해고 규모를 1만7000명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부터 기기 사업, 고용, 유통 등 부문에서의 감원을 시작했다. 미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비메오(Vimeo)도 지난해 7월 직원 6% 감원에 이어 이날 11% 추가 감원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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