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가격동결...시몬스의 '신선한 전략' 또 통할까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3.0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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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시몬스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시몬스


원자재·물류비 부담 증가와 주택 거래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구업계가 실적악화의 돌파구로 가격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침대 브랜드 시몬스가 올해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업계는 '침대없는 침대광고' 등 독특한 브랜드 전략을 쌓아온 시몬스가 또 한번 신선한 전략을 취했다며 주목한다.

4일 가구·인테리어·렌탈업계는 지난 2일 시몬스가 올해 제품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한 뒤 침대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분위기다. 가격인상 요인이 많은데 적어도 올해는 가격에 손대지 않겠다고 과감하게 밝힌 배경도 파악중이다. 이는 한샘, 현대리바트, 코웨이 등 대형사를 비롯해 에이스침대, 템퍼, 씰리침대 등 침대 브랜드 상당수가 가격을 올린 것과 대조되는 움직임이어서다. 또 이케아, 신세계까사, 에몬스, 에넥스 등도 지난해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고금리,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원가부담이 늘어났고, 임금인상과 물류비 증가로 비용 압박이 커진 탓이다.



시몬스의 가격 동결 결정은 안정호 대표가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안 대표는 실적악화를 우려한 임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지나면 기회가 온다"며 "지금 가격인상에 동참하면 기회가 왔을 때 고객을 잡을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동안 시몬스가 경쟁사와 구분되는 전략을 펼 때가 많았다. 광고가 대표적이었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성공한 카피를 버리고 2020년부터 '침대없는 침대광고'를 내보냈다. 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할만큼 인기를 누렸다.업계 관계자는 "별 숫자를 따지던 침대광고 시장에서 시몬스의 고퀄리티 전략은 MZ세대에 '침대=시몬스'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며 "시몬스는 이런 전략으로 든든한 미래고객을 확보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몬스 브랜드 캠페인 자료사진./사진=시몬스시몬스 브랜드 캠페인 자료사진./사진=시몬스
안 대표가 지난해 10월 난연 매트리스 특허를 풀겠다고 밝힌 것도 의외라고 평가받는 부분이다. 난연 매트리스는 가정에서의 화재시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매트리스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2018년 시몬스가 개발 출시한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매트리스에 불이 붙으면 큰 불로 번지지만, 난연 매트리스에선 자연 소멸된다. 안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회사 요청이 있다면 공익을 위해 난연 특허를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난연 기술로 돈을 벌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난연 특허 사용요청을 해 온 기업은 없지만 올해에는 유관 제품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상당수가 매트리스에 난연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2018년 라돈 사태처럼 소비자의 안전이 화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난연 성능을 적용하면 가격이 올라 도입하기 쉽지 않은 점은 있다. 시몬스는 성능기준이 다른 호텔 등 다중이용시설 제품을 제외한 소비자 제품에 모두 난연 처리를 하고 있다.

시몬스는 가격동결로 줄어드는 이익을 '시몬스페이'가 지탱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시몬스페이는 2018년부터 적용한 무이자 할부상품이다. 3년 월 6만원대에 프리미엄 침대를 구입할 수 있다. 시몬스페이 결제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0%대에서 4분기 4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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