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 사진제공=SLL
그런 면에서 현재 방송 중인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극본 이서현 이현정, 연출 조영민)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한 은행의 지점이라는 좁고 현실적인 공간에서 네 남녀가 사랑을 두고 벌이는 감정 변화가 매 회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하게 되는 연애기’라는 설명은 첫 화만 보더라도 이해 가능하다.
'사랑의 이해' , 사진제공=SLL
4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하상수와 안수영은 성장 배경과 현재의 상황만큼이나 사랑을 바라보는 관점이 전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홀어머니의 지극정성 아래 강남 8학군-명문대 출신으로 강남 거주자라는 외피를 두른 하상수에게 사랑은 어떠한 조건에도 변함없는 상수. 사랑에도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하기에 안수영과의 관계 변화를 가져올 약속 앞에서 신중했고, 고민 끝에 안수영을 선택하기로 결심했다(물론 이 마음이 안수영에겐 닿지 못했다.). 부모가 있음에도 마치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 살아가는 안수영은 그저 평범을 바라는 인물. 그에게 있어 사랑은 예쁘고 반짝이지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이다. 또 박미경에게 있어 사랑은 뜨겁게 불타오르지는 않아도 늘 따뜻이 해주는 체온, 정종현에게 있어 사랑은 언젠가 다 갚아야 하는 숨 막히는 부채감 같은 빚이다. 좁디좁은 은행 지점 안, 무엇보다 눈에 보이는 계급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하상수와 안수영의 사랑이, 네 남녀의 감정이 어떻게 얽히고설킬지 남은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사랑의 이해' , 사진제공=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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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94’ ‘낭만닥터 김사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영화 ‘제보자’ ‘상의원’ ‘배니싱: 미제사건’ 등 장르와 분야를 넘나드는 연기로 사랑받은 유연석은 이번 드라마에서 반듯하면서도 따뜻한 남자, 제 몫의 일은 잘 해내지만 사랑 앞에서는 어눌한 남자 하상수를 연기, 멜로 킹 명성을 이어간다.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2’ ‘그 남자의 기억법’ ‘여신강림’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 등에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낸 문가영은 기분 좋을 때도 강해 보이고 싶을 때도 울고 싶을 때도 항상 미소로 가면을 쓰는 여자 안수영으로 분한다.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안수영에 녹아든 그의 연기 성장이 ‘사랑의 이해’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겨울, 흔히들 멜로의 계절이라고 한다. 앞서 말했듯 ‘사랑의 이해’는 여느 드라마보다 현실의 우리가, 모두가 고민하는 사랑의 면면을 담는다. 이처럼 계절에 딱 들어맞는 드라마, 참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