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미국·유럽 전기차 침투율 오른다지만…"지난해 4분기 부진 전망"-하이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2023.01.0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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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미국·유럽 전기차 침투율 오른다지만…"지난해 4분기 부진 전망"-하이


하이투자증권이 4일 삼성SDI (384,000원 ▼3,500 -0.90%)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95만원에서 8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매크로(거시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성장주(이차전지) 주가 조정으로 동종 업종 밸류에이션이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2022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6조원, 영업이익은 82% 늘어난 484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매출액 6조원, 영업이익 6109 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크게 3가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에 민감한 전동공구향 원형전지 출하가 부진했고, 전방 TV, IT 수요 둔화로 주요 패널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이 지속되면서 편광필름 부문 수요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또한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변화와 일회성 상여금 반영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로 인해 소형전지와 전자재료 부문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추측된다"며 "반면 계절적 성수기인 중대형 자동차전지가 삼성SDI의 주력 고객사인 BMW, 폭스바겐(Volkswagen) 등의 전기차 판매 호조세로 출하가 견조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터리 주요 원재료(리튬, 니켈, 코발트 등)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평균 판가는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크로 불확실성에 따른 자동차 시장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럽 내 전기차 침투율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2023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25조4000억원, 25% 늘어난 2조25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언론에 따르면 삼성SDI는 기존 주력 고객사인 폭스바겐, BMW, 스텔란티스(합작 법인) 외 GM, 볼보(Volvo), 리비안(Rivian) 등과도 미국 내 합작사 설립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세계 완성차 제조사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법안에 충족하는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배터리 셀 업체로 국내 3사가 유일한 상황이기 때문에 2025~2026 년 가동을 목표로 또 다른 협력 관계(합작사 설립, 장기공급계약 등)가 구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특히 완성차 OEM 업체들이 다양한 폼팩터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공급사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중대형 전지뿐만 아니라 원형전지에서도 기술적 강점을 보이고 있는 삼성SDI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국내 배터리 셀 업체들은 구매 협상력에서도 오히려 완성차 제조사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원석 연구원은 "최근 유럽 경기 둔화로 전기차 수요에 대한 시장 내 우려의 시각이 존재하나 삼성SDI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점진적인 실적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특히 지금까지 국내 배터리 셀 3사 중 캐파 증설에 가장 보수적인 자세를 보여왔던 삼성SDI가 2023년 미국 IRA 법안 시행 영향으로 구매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신규 수주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며 새로운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바,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주가는 2023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 20.5 배, EV/EBITDA(기업 가치/상각 전 영업익) 11.0배 수준으로 동종 업종 내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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