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위기를 기회로 만들 '글로벌 K-브랜드'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23.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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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미국 소비시장 한국 브랜드 개척하는 김태환 브링코 대표

2023년, 위기를 기회로 만들 '글로벌 K-브랜드'


모두가 '위기'를 말하는 새해다. 저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복합 위기'가 닥쳤다. 특히 한국 경제의 근간이자 버팀목인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위기(危機) 속에 기회가 있다. 위(危)는 위험을 뜻하지만, 기(機)는 기회를 의미한다. 외환 위기 때는 정보기술(IT)이, 글로벌 금융 위기 때는 녹색 산업이 돌파구이자 새로운 기회가 됐던 한국 경제의 경험이 그 증거다.



2023년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역시 수출이다. 주목해야 할 새로운 기회 중 하나는 미국 소비시장이다. '싼값'을 앞세워 미국 가정을 파고들었던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가 때마침 커다란 구멍을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붕괴, 미중 갈등 고조에 따른 중국 브랜드 입지 축소 등으로 중국산 제품의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 가격 못지 않게 품질과 디자인, 제품의 기획력과 스토리 등에 높은 가치를 두는 소비자 인식의 변화도 저렴한 중국산이 맥을 못추는 현장의 한 원인이다.

디자인드 인 코리아(Designed in Korea),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뛰어들 절호의 찬스다. 미국인의 일상에 한국 제품은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미국 소비시장에서 성공하면 그것이 곧 글로벌 스탠더드다.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가 확 넓어지는 것이다.



김태환 브링코(BRINGKO) 대표(사진)는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ross-border e-commerce·국가 간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든 인물이다. 그는 한국 브랜드가 글로벌 소비시장에서 강력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2019년 미국에서 브링코를 창업했다. 브링코는 숨은 보석 같은 한국의 중소형 소비재 브랜드와 제품을 발굴해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국가에 진출시키며 한국의 경제 영토를 넓혀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인기 있는 소비 상품은 해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소비자들은 한국 제품은 믿을 만하고, 디테일이 훌륭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표 수출품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 제품인데 , 앞으로는 여기에 중소형 소비재가 추가될 것"이라며 "5년 안에 한국 제품이 미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한국 IT·벤처 신화 넥슨 출신이다. 넥슨의 초기 창업 멤버로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총애를 받으며 넥슨을 성장시키는 데 앞장섰다. 그는 "글로벌 1등이 되고자 했던 김 창업주의 비전을 가슴에 새기며 브링코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는 보도와 콘퍼런스 등을 통해 '본 글로벌'(Born Global) 등 한국 경제의 글로벌 비전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올해는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성공적 브랜딩을 목표로, 'K-Branding 100'(한국 브랜드 100개의 글로벌 브랜딩)을 어젠다로 선정했다. 오는 4월 본지 주최의 제11회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K-Branding 100의 실행·전략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K-Branding 100을 위해 미국시장에서 한국의 어떤 브랜드와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자세히 살펴봤다.

2023년, 위기를 기회로 만들 '글로벌 K-브랜드'
'수출의 재발견'…미국시장 '메이드 인 차이나' 대체하는 '디자인드 & 메이드 인 코리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과 패권경쟁으로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입지가 축소됐다. 그 빈자리는 한국 경제와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 소비시장에서 이러한 변화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미중간 갈등으로 중국 브랜드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중국 현지의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오른 것도 중국 제품에 대한 선호를 낮췄다. 또 요즘 소비자는 가격 못지 않게 품질과 디자인, 제품의 기획력과 스토리 등에 높은 가치를 둔다. 그만큼 중국산 제품의 대체 수요가 커졌고, 퀄리티가 뛰어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오히려 한국은 이 사실을 잘 모른다는 점이 안타깝다. 우리 브랜드와 제품의 뛰어난 경쟁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제품의 미국 물류 상황이 좋지 않은 때라 한국 제품이 뛰어들기 좋은 타이밍이다. 중국의 이커머스가 미국에서 크게 성공한 것은 미중 간 물류 협정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 협정이 종료되면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 상당수가 한국을 거쳐가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갈등의 반사 이익으로 한국의 대미(對美) 물류 여건이 좋아진 것이다.

중국 제품은 여전히 가격 면에서만 우위를 갖는다. 반면 미국 소비자들은 한국 제품을 믿을 만 하고, 디테일이 훌륭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제품을 쉽고 편리하게 살 수 있는 구매 경로가 많지 않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제품에 대한 재구매율은 굉장히 높다. 5년 안에 미 가정에서 사용하는 제품 중 한국 제품이 최소 10%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

-소비재 상품도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한국 소비자 사이에서 검증된 상품은 해외에서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이미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K-뷰티는 앞으로 미국, 유럽 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미국으로의 확장에서 성공하면 그 다음 단계로 남미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본다.

H마트는 미국에서 가장 큰 한인마트 체인이다. 그런데 한국인보다 중국인이나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마트가 돼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Bibigo) 만두는 요즘 미국의 왠만한 마트에서 다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인들이 비비고를 만두의 동의어라고 오해할 정도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펫(pet·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했다. 미국이 세계 최대의 펫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제품을 능가하는 한국산 고퀄리티 펫용품이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다. 한국산 캠핑용품 역시 미국으로의 수출을 주도할 상품 카테고리다.

전통적 수출품과 달리 소비재는 거의 모든 국가에 유연하게 접근하고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 유연성과 스피드가 탁월한 한국인이 역량을 발휘하기 좋은 분야인 것이다. K-팝, K-무비 등 K-콘텐츠 덕분에 향후 최소 5년은 한국 소비재에 대한 인식이 날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 미 중산층의 한국 제품 구매가 급증할 것이다. 지금부터 이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미국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제품군으로 무엇을 꼽는가.

▶한국의 화장품과 의류, 식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신뢰가 높다. 미국 대형마트의 스킨케어 PB(자체 브랜드) 제품은 이미 상당 비중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로 대체됐다. '월드 베스트' 고지에 오른 한국산 육아용품은 브링코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카테고리다.

불고기, 갈비 등 한식당에서 고기 메뉴의 인기가 높은데, 고기가 포함된 가공식품은 대미 수출이 불가하다. 때문에 브링코는 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냉장·냉동 식품을 미국 현지에서 제조하고자 준비 중이다. 한국의 식품 대기업들이 미 현지 공장에서 갈비, 불고기, 곱창 등의 식품을 생산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에서 제조해 대미 수출을 하기에는 다이어트 보조제 및 건강보조식품이 유망하다.

한국 의류 제품은 퀄리티 높은 원단과 합리적 가격이 강점이다. 미국의 의류 제품은 아주 고가이거나 아주 저렴한 중국산으로 양분된다. 이 중간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의류 회사가 도전하고 있는데, 한국의 동대문 의류만한 경쟁력을 가진 곳이 드물다. LA(로스앤젤레스)에는 동대문 의류만 수입해 판매하는 중소 업체만 100여 곳에 달한다.

수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한식당의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식당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일식당이 1만7000개인 반면 한식당은 7000개에 불과하다. 그런데 교민 수는 일본인이 150만명, 한국인이 200만명으로 오히려 한국 교민이 더 많다. 베트남 교민은 한국 교민보다 5% 많은 수준이지만 베트남 식당은 한식당보다 3000개 가량 더 많다. 일본이나 베트남 식자재를 공급하는 도매업체가 미 전역에 분포돼 있어 일식당이나 베트남식당을 창업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수년 내 한식당에서도 판다 익스프레스(Panda Express)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교민들이 '데이터로 찍어주는' 현지에서 성공할 K-브랜드
-한국 소비재 브랜드가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하려면 어떤 점들이 중요한가.

▶한국에서의 성공에 자신하며 아마존(Amazon)으로 바로 진출한 업체는 많지만, 그렇게 해서 성공한 곳은 굉장히 드물다. '우리 제품은 훌륭하니까 아마존 사이트에 올리기만 하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면 백전백패한다. 팔리지 않은 제품은 고스란히 재고로 남아 손실이 된다. 최근 아마존 창고에서 판매가 저조한 제품이 내쫓기는 시기가 단축되는 추세다. 아마존에 물류를 의탁하는 방식(FBA, Fulfillment by Amazon)으로 아마존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첫 입고 수량을 가급적 작게 하는 게 좋다.

아마존이든 오프라인 대형마트이든 우선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의 도움을 받으라고 권하고 싶다. 미국에는 이미 한국 제품 판매로 성공한 개인 셀러 혹은 교민 업체가 많다. 미국시장을 배우는 수업료라고 생각하고 현지 유통업체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역별, 제품군별 현지 한인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해 피드백을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우선 배에 제품을 실어 보내고 마케팅은 그 다음에 하자'는 생각으로는 필패한다.

마케팅 전략과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미 전역을 커버하기보다는 특정 지역에서 온·오프라인으로 테스트 판매를 먼저 해보며 피드백을 받아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리고 미국 소비자들은 특히 브랜드 스토리에 관심이 많다. 한번 마음을 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높다. 브랜딩에 적극 투자해야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인플루언서 영향력이 크다. 처음에는 100만명 내외의 구독자를 가진 크리에이터와 협력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현지 교민들이 시장 진입의 마중물 역할을 해주는가.

▶LA 한인타운과 얼바인(Irvine)에 미국인들이 줄서서 먹는 한식당이 꽤 많다. 이들 식당은 한국 교민들이 먼저 단골이 되고, 다음으로 아시아계 사람들이 찾아오고, 마지막으로 미국인들이 몰려온다. 한국 교민과 아시아계 커뮤니티에서의 평가와 입소문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주문자위탁생산(OEM)이 아니라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방식으로 사업하고자 한다면 한국 교민을 먼저 타깃 그룹으로 설정하는 게 유리하다. 한국 교민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한국 제품을 사는 모습은 현지인들에게 해당 제품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국 교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이후 본격적으로 현지인 공략에 나서는 게 훨씬 효과적인 사업 전략이다.

-우리 소비재 브랜드의 성공적 해외 진출을 위해 국내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할 부분이 있나.

▶메이드 인 코리아, 즉 한국이 기획한 제품을 한국 내에서 생산할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 외국인 근로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세일즈와 마케팅 등 해외 사업에 실력을 발휘할 인재를 국내 중소업체가 채용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가 해외사업 대행업체에 대한 지원을 늘려 중소 제조사가 이들 대행업체의 도움을 받아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K-브랜딩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기를 희망한다.

이커머스 업계에 가장 유용한 정부 지원은 물류비 지원이다. 물류 지원의 규모가 커진다면 한국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더 많이 팔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중소 제조사는 테스트를 위해 현지 시장에 샘플을 보내는 것에도 굉장히 소극적인 게 현실이다. 샘플 제조 및 물류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도 중소 제조사의 해외 진출 타진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해외시장에서 사랑받는 K-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브링코의 계획은.

▶2019년 설립된 브링코는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폴, 영국, 프랑스, 독일, 베트남 등 9개국에서 한국 교민을 대상으로 역직구(해외 소비자가 국내 이커머스를 통해 한국 상품을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 다른 주요 국가 및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브링코가 730만명의 전세계 한국 교민이 한국의 170여개 이커머스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고 배송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지난 4년간 브링코는 한국 교민 고객들과 함께 어떤 한국 제품이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왔다. 브링코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인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영어 기반의 신규 서비스 '링코'(RingKo)를 곧 론칭한다. 이 서비스에는 교민들이 제품 리뷰를 올리면서 셀러가 돼 판매 이익을 공유받는 프로그램도 개발중이다. 교민들이 상품 구매자이자 한국 상품 수출에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국내 회사와 해외 교민이 함께 협력하는 합작사업인 셈이다. 링코를 미국의 개별 소비자가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 플랫폼이자 미국 유통업체에 한국의 좋은 제품을 소개하는 기업간거래(B2B)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물론 링코 플랫폼 하나로 미국시장 전체를 커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브링코와 링코 플랫폼에서 검증 받은 인기 제품을 아마존, 위(Weee!), 야미바이(Yamibuy) 같은 미국 이커머스에도 판매하고, 오프라인 영업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자 한다. 미국에 진출하고 싶은 한국 브랜드라면 무엇이든 브링코를 통해 여러 유통 라인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브링코는 이러한 한국 중소업체에 해외 사업에 필요한 물류, 마케팅 등 모든 소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 모든 것을 브링코 혼자서 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이미 잘하고 있는 업체들과 연합군을 만들고자 한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내 유통업계의 한국 회사들과 많이 만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다른 인종 커뮤니티와 달리 한국 교민 사회의 네트워크가 굉장히 약하다는 점이다. 단발성 이벤트는 적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이 없다.

이에 이스라엘의 '더 이스라엘 컨퍼런스'(The Israel Conference)를 벤치마킹한 '더 코리아 컨퍼런스'(The Korea Conference)를 개최하고자 여러 정부기관, 언론사 그리고 LA의 여러 단체가 함께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첫 행사 준비 모임을 가졌고, 올해 11월 첫 컨퍼런스를 열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유망한 IT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 마켓에서 성공 가능성이 큰 제조사들을 초대해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킹을 도울 예정이다.

-넥슨 부사장을 지내는 등 한국 벤처업계에서 크게 활약했다.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사업에 불철주야 애쓰는 각오가 남달라 보인다.

▶2015년 넥슨아메리카 주재원으로 미국으로 건너왔다. 당시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임직원들을 해외로 많이 파견했고, 나한테도 '미국으로 가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까지 했다. 아예 미국에 살면서 겪는 미국시장은 출장으로 와서 며칠 지내며 경험하는 것과 완전히 달랐다. 이처럼 거대하고 매력적인 시장이 있다는 게 새삼 놀라웠다. 미국시장 하나만 제대로 공략해도 어떤 분야에서건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요식업에 관심이 많아 식당을 해볼까 했는데, 김 창업주가 '식당이 아무리 성공해도 연 매출이 게임 아이템 하나 팔아 버는 것보다 적을 것'이라고 조언해 식당 창업을 접었다. 2004년 카트라이더가 론칭하던 때 넥슨에 입사해 15년을 근무하며 넥슨의 성장사를 체험한 것은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김 창업주의 냉정함에 종종 서운했지만, 직접 회사를 운영하면서는 그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돼 고인이 참 그립다. 무엇보다도 한국 1등을 넘어 글로벌 1등으로 나아가자는 김 창업주의 큰 비전을 함께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이 아쉬움이 더 많은 한국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도록 도와야겠다는 책임감을 더 갖게 하는 연료가 돼주고 있다.

2023년 미국시장 유망 K-브랜드

2023년, 위기를 기회로 만들 '글로벌 K-브랜드'
김 대표는 브링코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토대로 2023년 미국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한국 브랜드를 선정해 소개했다.

브링코는 스킨케어 화장품 MIXSOON(믹순)의 미국 마케팅을 돕고 있는데, 김 대표는 "제주도에서 재배한 병풀 추출물 100%로 만든 믹순의 '병풀 에센스'에 대한 미국 소비자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이미 한국 최고의 화장품으로 명성이 높은 PAPARECIPE(파파레서피)와 일본에서 K-뷰티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TIRTIR(티르티르)도 미국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다. 기능성 화장품 중에서는 10여년간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는 가족을 위해 만들었다는 스토리를 가진 MONTHERB(몽뜨허브)를 미국에서 브랜딩하기 좋은 제품으로 꼽았다.

유아용품에서는 품질과 디테일이 뛰어난 MALANGHONEY(말랑하니)가 주목할 만한 브랜드다. 유아동 의류는 한국산이 중국산에 비해 20~30% 더 비싸지만, 원단과 디자인 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 MOONYAMOONYA(무냐무냐) 같은 중고가 유아동 의류는 미국 소비자의 눈에 들 가능성이 높다.

한국처럼 임산부를 대상으로 디자인과 품질이 높은 의류는 만드는 곳은 거의 없다. 미국 임산부들은 빅사이즈 의류를 임부복으로 활용할 정도다. 때문에 편안함과 기능성, 세련미를 모두 갖춘 09WOMEN(공구우먼)은 미 여성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캠핑용품 브랜드 CLAYMORE(크레모아)는 미국시장에서 이미 인기를 얻어가는 중이다. BAMKEL(밤켈)도 세계 1등 캠핑 브랜드 YETI(예티)와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온돌은 한국 고유의 전통 문화지만 미국에서 찜질방의 인기가 증명했듯 온열용품은 미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제품군이다. DOCTORSUPPLY(닥터서플라이) 은사매트의 활약이 기대된다. 펫용품은 의류나 간식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 PETHROOM(페스룸)은 전세계에서 펫 시장이 가장 큰 미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고품질의 제품들을 선보이는 펫용품 전용 브랜드다.

영양분을 골고루 갖춰 식사 대용으로도 제격인 한국산 건강기능식품도 인기가 좋다. VIVLIV(비브리브), SLOWROCKET(슬로우로켓), ADAPT(어댑트), NUTRIDDAY(뉴트리디데이) 등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가 꽤 많다.

김 대표는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미 주요 선진국에 K-푸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올해 히트 예상 상품으로 YOUNGINBIO(영인바이오)의 간장게장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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