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275건 배달하면 68만원 더 준다" 요기요 프로모션 논란, 왜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3.01.0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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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배달 프로모션 개편에 라이더 불만 '폭발'

배달플랫폼노동조합(배달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요기요 배달료 프로모션 중단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배달노조는 이날 "개편된 프로모션에 핵심은 요기요가 배달노동자에게 장기근무를 강요하는 데 있다"면서 "배달노동자들은 이번 프로모션 개편이 요기요 배달노동자를 '노예'로 만드는 프로모션이기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배달플랫폼노동조합(배달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요기요 배달료 프로모션 중단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배달노조는 이날 "개편된 프로모션에 핵심은 요기요가 배달노동자에게 장기근무를 강요하는 데 있다"면서 "배달노동자들은 이번 프로모션 개편이 요기요 배달노동자를 '노예'로 만드는 프로모션이기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스1


"일주일에 275건을 배달하라는 건 주 90시간을 일하라는 겁니다"

배달앱 2위 요기요가 최근 라이더 대상 프로모션을 변경하자 현장에선 비판이 쏟아진다. 반면 요기요는 "라이더의 일평균 배달시간은 약 6시간"이라며 라이더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3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 앞에서 "배달노동자 교통사고 유발하는 신규 프로모션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기요가 신규 프로모션을 중단할 때까지 1인시위 및 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요기요는 지난달 19일 배달 프로모션을 개편했다. 라이더가 받는 배달비는 △음식점이 부담하는 배달료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 △배달앱이 제공하는 거리할증·프로모션의 총합인데, 이 중 플랫폼 몫의 프로모션 정책을 바꾼 것이다. 기존에는 점심·저녁 피크시간대 배달비에 약 1500원의 인센티브를 더해줬으나, 지난달부턴 일주일간 일정건수를 배달해야만 추가보상을 지급한다.

요기요 프로모션 개편안/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요기요 프로모션 개편안/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
예컨대 일주일 동안 △100건 배달완료시 5만원 △150건 18만원 △200건 35만원 △250건 56만원 △275건 68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요기요에서 더 많은 배달을 할수록 수입이 급격하게 느는 구조다. 업계에선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다른 배달앱으로 라이더를 뺏기지 않기 위한 일종의 '록인'(잠금, Lock in) 장치로 해석한다.



"10만원 더 준다는데…졸면서도 오토바이 탄다"
그러나 일부 라이더들은 "주90시간을 일하라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한다. 1시간에 평균 3~4건 배달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일주일에 275건을 배달하려면 주 68~91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 산술평균시 하루도 쉬지 않고 주 7일을 근무해도 하루평균 10~13시간 일하는 셈이다. 이마저도 배달주문이 많지 않은 지방에선 '그림의 떡'이라는 설명이다.

김종민 배달플랫폼노조 기획정책실장은 "이전과 비교하면 200건 이하 배달 시 수입이 준다"라며 "결국 200건 이상 배달해야 하는데, 라이더 입장에선 쉬는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 안그래도 졸음운전이 많은데 장시간 노동을 장려하는 것"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라이더도 "25건만 더 하면 10만원을 더 받는데 오토바이를 안 탈 수 없다"라며 "한 건이라도 더하기 위해 무리하게 운전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사진=뉴스1/사진=뉴스1
이는 배민·쿠팡이츠보다도 과도한 수준이라는 게 라이더측 주장이다. 최근 배민은 하루 2개 시간대별로 8건 이상 배달시 약 2만5000원을, 쿠팡이츠는 이달 서울에서 400~800건 배달하면 총 6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김 실장은 "쿠팡은 월 최대 800건이지만, 요기요는 월 1100건을 배달하라는 셈이어서 타사보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라이더들이 우려하는 건 만성과로로 인한 사고위험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배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배달 종사자 10명 중 4.3명은 교통사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고원인으로 △촉박한 배달시간에 따른 무리한 운전(42.8%) △상대 운전자의 미숙 또는 부주의(41.4%) △배달을 많이 하기 위한 무리한 운전(32.2%)이 꼽혔다.

"요기요 라이더 배달수행시간 6시간 불과"
요기요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사 배달을 많이 하는 라이더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개편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는 설명한다. 또 요기요는 배민·쿠팡이츠처럼 한 번에 한집만 배달하는 '단건배달'이 아니라 여러개 음식을 묶음배달할 수 있어 라이더들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요기요 관계자는 "자체배달인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라이더가 스스로 일하는 시간을 결정할 수 있고, 일평균 배달 수행시간도 약 6시간 가량으로 확인됐다"라며 "요기요 익스프레스 라이더는 단순 협업 파트너가 아닌 성장 동반자로 안전이 최우선이다. 보다 더 효율적인 배송과 더불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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