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친환경 화장품 소재 개발의 미래

머니투데이 박병준 한국콜마 피부천연물연구소 소장 2023.01.0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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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준 한국콜마 피부천연물연구소장박병준 한국콜마 피부천연물연구소장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노력이 작지만 소소한 결실을 맺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030 환경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비록 회원국에 한해서지만 산림 면적, 수질오염 분야에서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오래전부터 환경에 이로운 활동을 지속해왔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용기를 개발하거나 '리사이클' 차원에서 못난이 농산물 혹은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이용해 소재를 개발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과거 한국콜마도 식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물수나 식물 에센셜 오일을 화장품에 적용하여 제품을 개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화장품의 이미지는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에 막혀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최근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는 앞다퉈 기존의 화장품 원료들을 친환경 원료로 대체하려는 노력을 강화한다. 로레알은 2030년까지 모든 원료의 95%을 재생가능한 자원에서 얻은 원료로 대체하겠다고 선포했다. P&G의 경우에도 비전 2030을 통해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고품질의 지속가능한 제품 혁신 및 개발'을 내세우고 있다. 흐름에 발맞춰 해외 원료사들도 개발에 뛰어든다.

향후 친환경 소재 산업의 기반은 소재를 만드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를 가진 기업 간 파트너십을 통해 확대될 것이다. 소재 산업은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하는 대단위 플랜트 사업이기 때문에 기술 노하우와 생산 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국은 산업 전반적으로 축적된 자원재생 기술 수준이 높아서 분명 기술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친환경 소재에 대한 국내 시장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각 기업의 투자가 잇따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콜마도 친환경 소재 시장의 게임체인저 기술로 스마트팜 재배기술과 미생물을 통한 소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스마트팜을 통해 재배가 까다롭거나 구하기 힘든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기존에 없었던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해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생물 및 효소 등을 활용해 친환경 소재를 만드는 바이오 컨버전(BIO-Conversion) 기술을 통해서 화장품에 필수적으로 함유되는 계면활성제와 점증제의 친환경 원료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K뷰티는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큰 성장을 이뤘다. 이제 K뷰티의 미래는 친환경 기술 경쟁력, 미래 지향적인 소재를 확보하는 데 있다. 아직까지는 개발된 친환경 소재 중 대다수가 제품 내에서 단순한 추출 원료나 미량의 컨셉 성분들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앞으로의 친환경 소재 시장의 가능성은 무한대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관심,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 업계의 자발적 의지와 노력이 모아진다면 친환경 소재에서 K뷰티의 지속성장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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