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는 전일대비 100원(0.18%) 내린 5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보합권 혼조세가 이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은 전년비 48% 줄어든 7조2102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가파른 하향 조정이 계속되며 7조9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대까지 하락했다.
앞서 골드만삭스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8000억원까지 보수적으로 내린 가운데 이날 하나증권은 더 낮은 수치인 5조6000억원을 내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낮아진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반도체와 스마트폰 출하량과 가격이 모두 기존 예상치를 밑돌며 실적 하향폭이 크겠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시작됐다. D램 현물가격이 40% 넘게 대폭 하락했고 수요는 급락했다. 글로벌 빅3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가 30% 빠졌고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도 각각 46%, 43% 밀렸다. 2023년도 연중 내내 반도체 불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업황의 바닥은 어디며, 삼성전자의 주가의 반등이 언제 시작될 것인가"에 쏠린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의 저점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는 동안 대부분의 투자자가 시장을 떠난다는 것"이라며 "다음 사이클에서는 저점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 매수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했다. 업황과 주가 반등기에도 주가 상승이 너무 느리게 진행돼 반등 초기에 많은 투자자가 '별 볼 일 없는 수준의 익절'로 투자를 끝내곤 한다는 설명이다.
김록호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PBR(주가순자산비율) 1.1배로 역사적 밴드 하단에 근접해 있다"며 "주가는 바닥권이 맞는데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 수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부담스러워 주가 상승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최근 삼성전자의 4분기·2023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다만 목표가는 소폭 내려도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외국계 가운데 삼성전자 목표가가 가장 높은 수준(8만6000원)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깊은 침체가 올해 2분기 중 바닥을 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유일하게 수익성 높은 D램 기업으로 남겠다"고 언급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2023년 1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7년만에 분기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1조원 넘는 영업적자가 예상 중이다. 삼성전자만 2023년 반도체 불황 속에서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이 시기를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로 누릴 거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 중 삼성전자 목표가가 가장 낮은 모건스탠리(6만8000원)는 시나리오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달리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 침체의 골이 깊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주가는 4만9000원까지 밀릴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업황이 빠르게 반등할 경우 9만5000원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