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익률이 높은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 수출이 큰 폭 늘어난 덕이다.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의 출시도 이 같은 실적 도약에 보탬이 됐다.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까지 허가를 받아 신약 연구개발(R&D) 역량을 지속적으로 입증하는 성과도 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결과 만으로 이미 그 전해 연간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상태였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831억원. 2021년 연간 영업이익은 889억원이었다. 아직 지난해 실적 결산 전이지만 대표가 시무식에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자신있게 선언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지난해 약진의 원동력은 나보타였다. 나보타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1079억원으로 2021년 연간 매출액 796억원을 3분기만에 훌쩍 넘겼다. 특히 나보타의 이익률은 이 같은 매출 성장 속도 이상으로 대웅제약의 영업이익 급증에 기여했다. 대웅제약 안팎에서는 나보타의 영업이익률을 50% 이상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1~3분기 나보타의 매출이 107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보타 영업이익은 54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대웅제약 전체 영업이익 831억원의 60% 이상이다.
지난해 나보타는 수출을 발판으로 도약했다. 나보타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수출액은 84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8.4% 비중이었다. 핵심 수출 시장은 미국이었다. 메디톡스와 균주 도용 법적 분쟁이 마무리된 이후 2021년 부터 미국 수출이 탄력을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균주확보가 어려워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보툴리눔톡신 시장 특성 상 제품 이익률이 기본적으로 높다"며 "특히 나보타의 주 수출지역인 미국은 보툴리눔 톡신 원가가 한국의 10배일 정도로 높아 이익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산 34호 신약 항궤양제 펙수클루의 지난해 7월 국내 출시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는 것이 업계 평이다. 7~10월 누적 처방액이 65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100억원 수준의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시장 개척 속도는 국내 매출 성장 속도보다 더 빠르다. 대웅제약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멕시코, 태국, 칠레 등 10개국에 품목허가신청서를 냈는데 이들 지역의 항궤양제 의약품 시장 규모는 2조원 수준이다.
실적 도약 외에 신약 R&D 역량도 추가로 입증했다. 지난해 말 식약처로부터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저해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국산 36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2021년 펙수클루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임상 전 과정을 모두 통과한 신약을 허가받은 것.
전 대표는 "지난해는 대웅제약이 양적, 질적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한 해였다"며 "펙수클루와 엔블로의 세계시장 진출은 물론, 특발성 폐섬유증과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의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 글로벌 빅파마 도약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