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첫날부터 호재 태우고 출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3.01.0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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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첫날부터 호재 태우고 출발


2023년 첫 거래일 현대차·기아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2일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6000원(3.97%) 오른 15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기아도 3.71% 강세를 보이며 6만1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12월29일 각각 15만500원, 5만9300원의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뒤 새해 들어 급반등했다.

새해를 앞두고 미국에서 긍정적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현대차·기아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가운데, 상업용 전기차는 미국 정부가 규제를 풀어준 것이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상업용차 판매시 미국에서 7500달러(약 945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발 희소식에 2022년 이어지던 호실적이 지난해 4분기까지 계속된다는 전망이 나오며 주가에 탄력을 더했다.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3분기 급등했던 원재료 비용이 진정된 영향이다. 자동차 판매 인센티브가 증가하고 있지만 2021년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4분기 이후 하락했으나 4분기 평균 환율(1358원)은 3분기보다 높아 환율 효과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비 110% 늘며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11.1% 웃돌겠다"고 분석했다.



세계 자동차 산업에 있어 2022년은 최대 호황기였다. 4분기까지 역대급 실적 호조가 이어지며 현대차의 2022년은 '사상 최대실적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현대차의 2022년 연간 매출 전망치는 전년비 20.87% 증가한 142조1591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39.45% 늘어난 9조3451억원이다.

다만 경기침체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2023년으로 이동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경쟁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전 세계적 금리 상승, 경기침체로 자동차구매가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남주신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2023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도기 코너링 구간에 진입한다"며 "이 구간에서 현대차그룹은 안정적 판매량을 토대로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3~2024년은 미국 시장을 모멘텀 삼아 2025년 자동차 시장 점유율 순위를 뒤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전기차에 보조금이 지급되며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년비 38% 성장이 예상된다. 보조금은 2032년까지 지급되고 2025년까지 신규 전기차 모델이 대폭 증가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양적으로 팽창한다. 유럽도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비 18% 성장할 전망이다. 남 연구원은 "자동차 주가의 핵심 지표는 시장점유율"이라며 "2023~2024년 과도기 구간을 지나면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BYD에 이은 글로벌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고점으로 2023년 실적은 기대 이하일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생산 차질과 소비 둔화가 불가피해서다. 김진우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2022년 이익창출능력을 과시했다면 2023년은 이익방어능력을 증명할 시기"라며 "경기 둔화, 금리 상승을 감안해 목표가를 11.5% 하향한 23만원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도 "글로벌 자동차 수요 부진으로 자동차 업종의 새해 실적은 시장 기대를 밑돌 것"이라며 "국내 자동차 주가 회복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경쟁력 회복에 달려있는데, 안타깝게도 양사의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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