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thumb.mt.co.kr/06/2023/01/2023010215023320498_1.jpg/dims/optimize/)
2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3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연 3.25%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당분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일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한은이) 금리인상을 주저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조금은 생겼으나 여전히 물가안정 측면에서 해야할 일이 많은 상황"이라며 "한은이 1분기에 두 번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도표상으로 5%대 초반까지 금리를 올린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은이 1.5%포인트 이상의 금리차를 용인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채권시장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1~2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전일대비 0.051%포인트 오른 3.773%를 기록했다. 국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0.25%포인트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음을 고려하면 채권시장은 한은이 최종 기준금리를 3.523% 안팎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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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현 수준(연 3.25%)에서 멈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큰 폭의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이고 원/달러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추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3.25%에서 종결될 확률이 60%, 3.5%에서 마무리 될 확률이 40%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최종금리가 3.5%일 확률을 60%, 3.25%일 확률을 40%로 봤던 것에 비해 금리동결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씨티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7%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기저효과로 올해 하반기부터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3.5~3.75%에 달하는 기준금리가 과잉 긴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물가상승률이 하반기 3%대 초반으로 낮아지면 실질금리(명목 금리-물가상승률)가 플러스로 전환돼 경기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민 연구원은 "이르면 3분기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좀 더 빠르게 안정될 여지가 있고 경기에 대한 우려로 회사채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어 (한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도 "빠르면 올해 11월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며 "현재 명목중립금리가 물가상승과 높은 성장률 때문에 높아져 있는데 연말쯤에는 명목중립금리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명목중립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하면 금리가 변하지 않아도 과잉 긴축이 될 수 있어, 이를 조정하는 차원에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 시중은행 금리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2년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10월 7.22%에서 7.85%로 0.63%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74%로 전월(4.82%)보다 0.08%포인트 내렸다. 지난 4월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다 8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반기에도 대출금리 등 시중금리는 오히려 내리거나 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기관들이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데다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자제 권고를 해 대출금리 또한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