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부러웠나"...中 제조사, 삼성 이어 자체 '모바일 AP' 개발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2023.01.0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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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 모바일 전용 AP 내년 출시 목표로 개발
삼성도 갤럭시S 등 프리미엄 전용 AP개발할 듯

오포가 2021년 출시한 폴더블폰 '파인드N'. /사진=오포오포가 2021년 출시한 폴더블폰 '파인드N'. /사진=오포


삼성전자 (77,100원 ▼1,500 -1.91%)에 이어 중국 제조사들이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경쟁력 확보에 본격 나선다. 자체 AP 개발을 통해 HW(하드웨어)와 SW(소프트웨어) 간 최적화를 완성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2일 유명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에 따르면 중국 제조사 '오포'는 현재 내년 출시를 목표로 자체 AP를 개발 중이다. 이 AP가 어떤 제품에 탑재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폴더블폰 등 하이앤드 라인업에 탑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포는 2021년 폴더블폰 '파인드N'을 출시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는 퀄컴 스냅드래곤 AP를 활용해왔다. 오포가 자체 모바일 AP를 내놓으면 원플러스와 리얼미,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이 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아이스유니버스는 설명했다.

퀄컴의 최신 칩셋인 스냅드래곤 2세대. /사진=퀄컴퀄컴의 최신 칩셋인 스냅드래곤 2세대. /사진=퀄컴


오포의 AP 개발을 두고 업계에선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글로벌 제조사들은 퀄컴의 AP에 의존하고 있다. 그만큼 자체 AP를 만드는 데는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인데, 오포의 AP 개발 기술이 성장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앞서 오포는 사진 촬영과 디스플레이, 무선 연결 등을 개선하는 스마트폰용 칩셋을 개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의 AP는 그간 쌓아온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로 만들어졌다"며 "삼성전자도 자체 AP 대신 퀄컴의 AP를 대부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AP를 만드는 것에는 상당한 기술력이 동반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자체 AP를 보유한 업체는 많지 않다. 애플의 'A 바이오닉' 시리즈,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구글 '텐서'가 있다. 화웨이는 자체 칩셋 '기린'을 개발했으나 미국의 제재 조치로 2020년 생산을 중단했다.


삼성전자도 AP 경쟁력 강화...갤럭시S용 AP 나올까

애플의 A16  바이오닉. /사진=애플애플의 A16 바이오닉. /사진=애플
최근 삼성전자도 AP 경쟁력 강화를 시사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 내 'AP솔루션개발팀'을 신설했다. 과거 퀄컴에서 근무한 최원준 MX개발실장(부사장)이 팀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자체 AP인 엑시노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엑시노스는 발열, 성능 저하와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 등의 논란이 일었다. 설상가상 지난해 초에는 갤럭시S22의 GOS(게임최적화서비스)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삼성전자도 아이폰용 자체 칩셋을 만드는 애플처럼 범용 AP인 엑시노스 대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용 AP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엑시노스는 범용 AP에 가까워 갤럭시폰 전용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며 "이번 AP솔루션개발팀 신설은 갤럭시 전용 AP를 개발해 더이상 품질 논란을 빚지 않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애플의 AP는 높은 효율성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간의 연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모바일 기기 성능 비교 플랫폼 긱벤치에 따르면, 퀄컴의 최신 칩셋인 스냅드래곤 2세대는 싱글코어 1483점, 멀티코어 4709점을 각각 기록했다. 애플의 최신 AP인 A16 바이오닉은 싱글코어 1884점, 멀티코어 5378점을 받았다.

구글의 자체 AP인 텐서는 2021년 10월 처음 공개됐다. 이후 구글의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탑재돼왔다. 올 하반기 출시되는 '픽셀8'에는 '텐서 G3'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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