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34년 가정 지켰는데 재산분할 1.2%…판결 수치스럽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23.01.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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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 (137,700원 ▼1,500 -1.08%) 그룹 회장과 진행한 이혼소송의 1심 판결에 대해 "예상 못한 결과였다"고 밝혔다.

노 관장은 지난해 12월28일 '법률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억울하고 부당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많다"며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잘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로, 최 회장과 1988년 9월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최 회장이 2017년 이혼소송을 냈고 노 관장은 이혼을 거부하다 2019년 반소를 냈다. 지난달 법원(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분 665억원, 위자료로 1억원을 각각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은 지난달 19일, 최 회장도 21일 각각 1심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5조 가까운 남편 재산에서 1.2% 분할"
노 관장은 2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1심 재판은 제겐 완전한 패소였다"며 "외부에 드러난 바로 5조 가까이 되는 남편 재산에서 제가 분할받은 비율이 1.2%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34년의 결혼 생활 동안 아이 셋을 낳아 키우고, 남편을 안팎으로 내조하면서 그 사업을 현재의 규모로 일구는데 제가 기여한 것이 1.2%라고 평가받은 순간, 그 금액보다 그동안 저의 삶의 가치가 완전히 외면당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노 관장은 "저의 경우는 보통의 이혼과는 다른 '축출 이혼'이다. 쫓겨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심 판결의 논리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들 뿐만 아니라 그 규모를 불문하고 사업체를 남편이 운영하는 부부의 경우, 외도를 한 남편이 수십년 동안 가정을 지키고 안팎으로 내조해 온 아내를 거의 재산상의 손실 없이 내쫓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심 판결로 인해 앞으로 기업을 가진 남편은 가정을 지킨 배우자를 헐값에 쫓아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여성의 역할과 가정의 가치가 전면 부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도 다 지켜보시는 재판인데, 판결이 이렇게 난 것이 창피하고 수치스럽다"고 말했다.


"최 회장과는 비전 나눈 파트너"

(서울=뉴스1)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는 오는 6일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1심 판결을 선고했다. 양측이 이혼 절차에 들어간 지 약 5년 만이다.  사진은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2020년 4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첫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DB) 2022.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는 오는 6일 오후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1심 판결을 선고했다. 양측이 이혼 절차에 들어간 지 약 5년 만이다. 사진은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2020년 4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첫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DB) 2022.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노 관장은 "34년간의 결혼생활을 통해 제가 SK의 가치에 기여하면 했지 훼손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 회장과는 1988년 결혼해서 큰 딸, 둘째 딸, 막내아들을 낳아 잘 키웠고 34년 간 가정을 지켜왔다"며 "최 회장이 두차례나 구속되고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도 그의 곁을 지켰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는 가사에만 종사한 사람은 아니었다"며 "시카고대학 경제학부 박사과정에서 최 회장을 만났을 때부터 미래와 사회에 대한 꿈과 비전을 함께 나눈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후 자신이 자연스럽게 육아와 내조를 하게 됐다면서도 "SK의 무형의 가치, 즉 문화적 자산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했다"며 "SK 본사 서린동 빌딩 4층에 위치한 아트센터 나비는 기술과 예술을 결합해서 불모지였던 미디어아트 영역을 개척한 SK그룹의 문화적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 SK 재산 형성 과정을 정확하고 상세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1심 판결이 이해관계자가 많은 기업의 존립과 운영도 고려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가 요구한 것은 '재산 분할'이지 '회사 분할'이 아니다"며 "함께 이루었지만 최 회장의 명의로만 되어 있는 공유재산이자 사유재산을 분할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 아이들 셋이 다 SK에 적을 두고 있다"며 "저는 당연히 SK가 더 좋은 회사가 되기를 누구보다도 바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벌가의 재산 다툼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제가 지키고 싶은 것은 돈 보다도 가정의 가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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