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필즈상, 누리호·다누리 성과…올해 10대 과학 뉴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12.3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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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결산] 과학기술계 달군 이슈들

허준이(June Huh, 오른쪽) 교수가 지난 7월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알토대학교에서 국제수학연맹(IMU)이 시상하는 필즈상을 받고 있다. / 사진=뉴시스허준이(June Huh, 오른쪽) 교수가 지난 7월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의 알토대학교에서 국제수학연맹(IMU)이 시상하는 필즈상을 받고 있다. / 사진=뉴시스


올해 과학기술계는 '최초' 기록이 쏟아졌다.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가 한국계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품었다. 우주 분야에선 누리호(KSLV-II) 발사 성공을 시작으로 달 탐사선 다누리(KPLO)가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한국이 로켓 기술자립과 우주탐사 첫걸음을 떼면서 세계 7강 반열에 올랐다.

30일 과학계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총)는 최근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발표했다. 한국과총은 이를 위해 부문별 전문가 심사와 선정위원회 개최, 일반국민 1만1522명 대상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10대 뉴스는 과학기술 이슈 4건과 연구개발 성과 6건으로 분류됐다.



허준이 필즈상, 누리호·다누리 '쾌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달 궤도선 '다누리'가 촬영한 첫번째 지구-달 사진을 공개했다. / 사진=뉴시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달 궤도선 '다누리'가 촬영한 첫번째 지구-달 사진을 공개했다. / 사진=뉴시스
한국계 미국인 허준이 교수는 지난 7월 필즈상 영예를 안았다. 국제수학연맹(IMU)은 1936년부터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내고 향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필즈상을 수여하고 있다. 노벨상보다 수상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수학 난제를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허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나 2살 무렵 한국으로 넘어와 초·중·고는 물론 국내에서 학·석사를 마쳤다. 허 교수는 고교를 중퇴하고 대학을 6년간 다녔고, 뒤늦게 수학에 관심을 가진 '늦깎이 천재'였다. 속도는 더뎠지만 자신만의 방향으로 꾸준히 걸어 필즈상을 거머쥐었다. 고등과학원은 내년 '허준이 연구소'를 만들어 최대 10년간 청년 수학자를 지원하는 제도를 만든다.

한국은 올해 우주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1조9572억원이 투입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는 지난 6월 2차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 실패를 딛고 만들어낸 성과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자력으로 1.5톤급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다누리는 지난 8월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달로 발사됐다. 다누리는 2016년부터 약 2367억원을 투자해 만든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이다. 가로 2.14m, 세로 1.82m, 높이 2.29m, 중량은 678㎏이다. 광시야 편광 카메라, 우주 인터넷 시험 장비 등 6개 탑재체를 실었다.


다누리는 내년 1월 시운전을 시작으로 2월부터 1년간 과학임무를 본격화한다. 달 뒷면을 정밀 촬영하고, 2030년대 초 한국이 목표하는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 등에 나선다. 심우주 탐사용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도 진행한다.

한·미 동맹 '원전' 분야까지 확대

미국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조감도. / 사진=머니투데이DB미국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조감도. / 사진=머니투데이DB
올해 과학기술 성과 중 하나는 한미 동맹이 원전 등 과학기술 분야로 확대된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과 원전 시장 진출 협력에 나서기로 약속했다.

당시 양 정상은 원자력에 대해 "탄소제로 전력의 핵심적이고 신뢰할만한 원천이고 우리의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면서 "특히 글로벌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연구개발 분야에선 국방, 의학 등 다양한 분야 성과도 눈에 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지난 7월 1호기가 초도 시험비행과 그 뒤 11월 시제 2호기까지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 탄소중립에 기여할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멀티 급속 충전시스템도 주목할 성과다.

또 서울대병원은 국내 병원 중 처음으로 CAR-T 치료제를 18세 소아청소년 백혈병 환자에 투여해 치료에 성공했다. CAR-T 치료제는 환자 혈액에서 얻은 면역 T세포에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붙여 암과 싸우도록 돕는다. 암세포만을 표적하면서도 체내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해 획기적인 최신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연구개발 성과 중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만든 성과 3가지도 주목됐다. 카이스트는 폭발 위험이 없으면서도 세계 최고성능을 나타내는 전고체전지를 개발했다. 또 태양빛과 전기로 미세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꾸는 기술을 구현했다. 카이스트는 양자암호통신 상용화에 기반이 되는 원천기술을 개발해 양자 암호전문 기업에 이전하기도 했다.
한국과총이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뉴스 / 사진=한국과총한국과총이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뉴스 / 사진=한국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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