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값 3분기에 6% 올랐다…환율 방어에 '175억달러' 쏟아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2.12.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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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 3분기(7~9월) 미국이 두 번 연속 기준금리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치솟았던 가운데, 외환당국이 같은 기간 외환시장에서 175억달러 이상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외환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액이 공개된 이후 최대 금액이다. 분기 평균 환율이 6% 이상 급등하면서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규모가 직전 2분기(150억달러) 보다 더 커졌다.



한국은행이 30일 공개한 '외환시장 안정 조치 내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외환 순거래액은 -175억4300만달러로 나타났다. 매입액에서 매도액을 뺀 순거래액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외환당국이 환율 급등세를 꺾기 위해 달러를 시장에 공급해 그만큼 소진했다는 의미다. 이는 2019년 분기별 외환시장 안정 조치를 공개한 후 가장 큰 규모다. 올해 3분기까지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규모는 총 414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3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환율은 미국이 본격적인 긴축에 들어선 지난 2분기에 1300원을 돌파하며 고공 행진했다. 이어 3분기였던 지난 9월 28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1439.9원을 기록하는 등 2009년 금융위기 사태 이후 최고치로 폭등했다. 분기별 환율 평균을 살펴보면 △1분기 1205.29원 △2분기 1261.12원 △3분기 1340.23원 등으로 급등했다.



환율이 추가 급등하고 외환당국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달러 매도 개입액이 커질수록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우려도 깊어진다. 지난 11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1억달러로 지난해 말 4631억1836만달러 보다 약 470억달러 줄었다. 지난 11월 말에는 월별 기준 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지만, 지난 11월 초까지 환율은 1400원대를 기록하는 등 고(高) 환율 현상이 이어졌다.

다만 외환보유액 규모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 8월 당시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처럼 외환보유고나 국가 신용도를 우려하는 상황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보유액 권고 수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 내가 IMF 출신"이라며 "IMF에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쌓으라고 한 적도 없고 하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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