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백신 접종률 높으니깐"…EU, '중국발 입국 제한' 동참 거부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12.30 11:11
글자크기

유럽 질병예방센터 성명 발표…프랑스·독일도 "통제 필요없다"

중국의 해외여행 재개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세계 각국이 중국발 입국 제한을 다시 도입한 가운데 유럽은 "입국 통제는 부당하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 상하이 홍차오 국제공항 /사진=블룸버그중국 상하이 홍차오 국제공항 /사진=블룸버그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BBC에 따르면 유럽 보건당국은 이날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와 입국 제한은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성명을 통해 "중국발 여행자에 대한 검사와 여행제한 조치는 부당하다"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중국인 여행객에 대한 여행 제한을 다시 부과하라는 이탈리아의 요구를 거부했다.



전날 이탈리아는 밀라노 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발 항공편 승객 절반가량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자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범위를 밀라노에서 이탈리아 전체로 확대하고, 유럽 전체의 동참을 요구했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 전체가 나서지 않으면 (중국발 입국통제)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유럽이 이 방향으로 움직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럽 보건당국은 유럽인의 높은 백신 접종률 등을 앞세워 중국발 입국통제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CDC는 성명에서 "중국의 낮은 면역력과 최근 방역규제 완화를 고려하면 중국 내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감염이 예상되나 이것이 유럽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유럽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중국에 퍼진 코로나19 BF.7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EU와 유럽경제지역(EEA)에 존재한다며 변이 바이러스 유입 위협도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ECDC 집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EU와 EEA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75.5%이고, 2차 접종 완료율은 73%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발 여행객이 코로나19 진단 검사지를 공항 방역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이탈리아 밀라노 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발 여행객이 코로나19 진단 검사지를 공항 방역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핀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이미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했다. 프랑스 건강위험평가위원회는 이날 "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현 단계에서 국경 통제를 다시 가져올 이유가 없다"고 밝혔고, 핀란드 보건당국의 전염병 전문가도 "무의미한 조치"라고 말했다.

다만 ECDC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중국의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중국 보건 당국자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등 경계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필요한 경우 비상조치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은 그간 고집했던 무관용 방역정책 '제로 코로나'를 최근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약 3년간 닫혔던 국경을 다시 열기 시작했다. 내달 8일부터는 해외 입국자의 의무격리 방침을 폐지하고, 자국민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을 정상화한다. 이는 중국의 최대 명절 연휴 중 하나인 춘제(중국 설, 1월 21~27일)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으로, 내달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과 관련 중국의 국경 재개방이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나왔고, 일부 국가는 앞서 폐지했던 중국발 입국제한 카드를 다시 꺼냈다. 일본, 인도,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대만 등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고, 미국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도 30일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 전후 코로나19 진단검사 의무화, 중국발 항공편의 공항 이용 및 추가 증편과 단기비자 발급 제한 등의 규제 방침을 발표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