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26년차 애널리스트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9일 '2022년 나의 실수'라는 반성문 리포트를 냈다. 이 리포트는 김 센터장을 비롯해 박소연 투자전략팀장 등 10명의 연구위원이 공동으로 썼다. 힘겨운 하락장이 전개된 올해 우리는 무엇을 오판했나, 스스로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발간된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때로는 맞추고 때로는 틀리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일이라면 '틀린 것' 혹은 '틀리고 있는 것'을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수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이는 앞으로의 미래를 제대로 전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일은 반복됐는데 이번에도 같았다는 것. "이들은 위대한 기업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할만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라도 과도하게 오른 주가는 후유증을 피해갈 수 없다는 교훈을 이번에도 되새겨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센터장은 시장을 전망하는 전략가로서 2022년 범한 가장 큰 실수로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을 간과한 것'을 들었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6월부터 세차례의 0.25%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3월 이후 7번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미국은 금리를 무려 7번 올렸다. 연말 기준금리는 4.25%~4.5%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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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이미 치솟고 있었던 점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전쟁까지 발생했다"고 회고했다. "전쟁의 발발을 예측하지 못했더라도 인플레이션의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전쟁 초기에 인식했어야 한다"고 탄식했다.
금리에 대한 고정관념도 정확한 전망에 걸림돌이 됐다. 미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 뿐 아니라 금융시장 안정도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라 본 것이다. 하지만 연준이 올린 금리 수준은 김 센터장의 예상치를 훌쩍 상회했다.
26년 경력의 그는 "경제 행위나 정책 의사결정까지도 일단 한쪽 방향으로 경도되면 관성과 가속도로 표현되는 자기강화가 나타난다는 걸올해 실감했다"며 "일단 만들어진 추세가 더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대처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한 선택 아니었나'하는 자성을 해본다"고 했다.
"투자는 좋은 선택을 해야 이기는 게임이지만 잘못된 행위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승률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실수로부터 배움이 있어야 한다. 투자는 모든 것을 맞추는 게임이 아니다. 때로는 열 번 나와서 세 번만 안타를 쳐도 위대한 타자로 살아갈 수 있는 야구선수처럼 투자는 100% 승률을 지향하는 게임은 아니다. 실수가 있더라도 장기적인 성공 확률을 높이면 훌륭한 투자자로 살아갈 수 있다. 애널리스트로 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다. "